▲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5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단체 셀카를 찍었습니다. ⓒ 곽혜미 기자
▲ 주장 오재원이 인정한 '셀카 세리머니'를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김재호입니다. 김재호에게 엄지를 드는 세리머니를 하는 거냐고 물으니 셀카를 찍는 거라고 알려줬습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한 사람 한 사람 추억한다는 의미예요."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셀카'를 찍는 장면을 자주 봤을 겁니다. 정확히는 '셀카 세리머니'인데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어떤 세리머니를 하면 좋을지 선수들끼리 투표를 해 선정했다고 합니다. 

주장 오재원은 선수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지 않으면 벌금 10만 원을 받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는데요. 덕분에 선수들이 함께하는 한 장면 한 장면을 추억하고 기억하겠다는 좋은 뜻을 담은 '셀카 세리머니'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낸 선수는 상금 10만 원을 받았다고 하네요. 

셀카 세리머니를 가장 적극적으로 한 선수는 유격수 김재호입니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치르는 동안 공수에서 맹활약했는데요.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기도 했지만, 세리머니의 의미가 좋아서 더더욱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김재호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추억한다는 의미가 있다. 은퇴가 가까워진 선수들도 있고, 함께할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야구를 더 하고 싶은데 더 할 수 없는 게 서운하기도 하고,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오재원은 의미 있는 세리머니로 동료들의 기를 살려준 김재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1차전부터 (김)재호가 앞장서서 해주더라고요. 1차전부터 재호가 잘해서 선수들의 기를 살려줬어요. 세리머니를 해볼 수 있길 바랐거든요."

어린 선수들에게는 기분 좋은 순간을 간직하는 의미가 더 크겠지만, 끝이 가까워진 베테랑들에게는 조금 더 뭉클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든 30명이 다음 시즌, 또 다음 시즌에도 함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두산은 1차전(7-6)과 2차전(6-5)을 모두 끝내기 승리로 장식하면서 단체 셀카를 2번 찍었습니다. 조쉬 린드블럼이 한국말로 또박또박 "심장 안 좋아"라고 토로할 정도로 2경기 모두 치열했죠. 

이제 단체 셀카를 2번만 더 찍으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2016년 이후 3년을 기다린 순간인데요. 한 장 한 장 찍은 셀카가 모이면 어떤 사진첩으로 완성될까요. 2019년 두산 셀카 사진첩의 마지막 장이 궁금해집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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