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건우가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3차전 3회 투런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한 발짝만을 남겨 놓았다.

두산은 25일 고척 돔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선발투수 후랭코프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3회초 4점을 뽑는 집중력을 앞세워 키움에 5-0으로 이겼다.

두산은 3연승을 거두며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놓았다.   

역대 한국시리즈 3연승 팀은 모두 10번이 있었는 데 10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확률 100%를 잡은 셈이다.

한번 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진 것이 두산의 승인이었다.

2회까지는 양 팀이 팽팽한 경기를 했다. 두산 후랭코프와 키움 브리검은 볼넷 1개씩만 내주며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3회 균열이 일어났다. 두산의 집중력이 돋보인 이닝이었다.

두산은 3회초 선두 타자 김재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한 시즌 포수 최다 3루타 기록(9개)을 갖고 있는 박세혁의 3루타가 터졌다.

▲ 두산 박세혁이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3차전 3회 무사 1루서 3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혁은 브리검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익 선상으로 흐르는 타구를 만들어 냈다.

김재호가 부지런히 내달려 홈을 밟았고 박세혁은 3루까지 갔다.

두산 빅 이닝의 신호탄이었다.

다음 타자는 2차전 눈물의 MVP 박건우. 박건우는 초구 몸 쪽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려 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부진에 대한 마음고생을 완전히 털어 낼 수 있는 한 방. 두산은 이 홈런으로 안정적인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후 김재환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다시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어 다음 타자 오재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고 김재환이 홈으로 쇄도하며 4점째가 만들어졌다.

후랭코프의 이날 구위를 고려하면 4점 차는 매우 커 보였다.

키움은 반격 기회가 있었다.

키움은 0-4로 뒤진 4회말 2사 후 이정후가 팀 첫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박병호와 샌즈가 내리 볼넷으로 출루하며 베이스가 꽉 찼다.

다음 타자는 더그아웃에서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주인공 송성문. 홈 팬들의 박수와 두산 원정 팬들의 야유가 뒤섞인 사이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송성문은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 두산 후랭코프가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3차전 3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뒤 크게 한숨을 쉬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은 찬스가 한번 더 있었다. 0-4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 박병호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샌즈가 볼넷을 얻어 1, 2루를 만들었다.

두산은 투수를 이용찬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다음 타자 송성문이 우전 안타로 뒤를 이으며 찬스는 만루로 불어났다.

키움은 김규민 대신 박동원을 투입해 반격을 노렸다.

박동원은 우익수 플라이를 치며 추가점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때 키움의 치명적인 주루 미스가 나왔다.

3루 주자였던 박병호는 아웃 카운트를 고려한 듯 홈으로 뛰어들 듯하다 3루로 돌아갔다.

▲ 두산 유격수 김재호(왼쪽)가 25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3차전 7회말 무사 만루서 박동원의 우익수 플라이 때 2루와 3루 사이에 갇힌 샌즈를 태그아웃 시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이 한 베이스씩을 더 진루하려던 주자들이 모두 루 사이에 갇혀 버렸다. 공을 넘겨받은 두산 포수 박세혁이 빠르게 2루로 송구하며 2루 주자였던 샌즈를 아웃시켰다.

무사 만루 찬스가 단박에 2사 1, 3루로 변했다. 이어 이지영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위기 뒤엔 찬스였다.

두산은 8회초 선두 타자 허경민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이후 두 명의 타자가 아웃 당했지만 허경민의 도루와 진루타로 2사 3루가 됐다.

이 기회에서 박세혁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허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0. 승리를 확인하는 점수가 됐다.

이날 두산의 승리에선 후랭코프의 호투도 빼 놓을 수 없는 원동력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선발투수들이 6이닝을 넘기는 것을 보기가 힘들 정도로 치열한 불펜 싸움이 전개됐다.

하지만 후랭코프는 이날 6이닝을 던지며 모처럼 선발투수다운 투구를 했다.

주 무기인 컷 패스트볼보다 포심 패스트볼이 더 위력적이었다. 포심을 43개를 던졌는데 그 중 2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탈삼진은 2개뿐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급해진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며 긴 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다.

6이닝 2피안타 2탈삼진 4볼넷 무실점.

1982년 프로 야구 출범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첫 3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만약 키움이 4차전 이후 반격에 성공한다면 역사상 첫 주인공이 된다.

4차전은 26일 고척돔에서 오후 2시에 열린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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