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성문이 4회 2사 만루 기회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나는 장면. 3루 관중석에서는 박건우의 2회 홈런 당시보다 더 큰 환호성이 터졌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키움 내야수 송성문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타격감이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다. 한편으로는 장외 논란으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선수이기도 하다.

송성문은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 당시 더그아웃에서 상대를 향해 정도가 지나친 말을 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송성문은 2차전을 앞두고 곧바로 사과했으나 두산 측의 심기가 고울 수는 없었다. 언행이 지나쳤다고 생각한 두산 팬들은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송성문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2차전부터 송성문 타석 때는 두산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송성문이 보란 듯이 안타를 치기도 했지만, 아웃이 될 때는 두산 팬들의 함성이 더 컸다. 두산 팬들로서는 아웃카운트 하나 이상의 가치가 있는 듯했다. 

하루를 쉰만큼 3차전은 조금 진정이 되지 않을까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3루 관중석을 넘어 외야까지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송성문의 등장과 퇴장마다 야유를 보냈다. 엄지를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키움 팬들도 ‘송성문 지키기’에 나섰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경기장에서 야유만 듣게 내버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송성문이 타석에 들어설 때는 팀의 간판인 박병호나 이정후 이상의 환호가 쏟아졌다. 키움 응원단도 송성문 타석 때는 응원을 계속 유도했다. 대개 응원전은 중간에 잠시 쉬는 구간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았다. 두산 팬들의 야유를 덮기 위한 나름의 대응으로 보였다. 

신경전의 절정은 한 번씩 주고받았다. 4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송성문이 1루 땅볼로 아웃되자 3루 관중석의 데시벨은 절정으로 치솟았다. 1점차도 아닌, 4-0으로 앞선 상황이고 경기 초반임을 생각하면 이례적이었다. 두산 팬들의 불편한 심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반대로 7회 무사 1,2루에서 송성문이 우전안타를 치자 1루 관중석의 목소리가 커졌다. 두산의 일부 팬들은 야유를 했다. 관전문화가 프로야구 초창기에 비해 비교적 건전해지고, 얌전해지고 있는 현재 추세에서 보기 드문 광경임은 분명했다. 

양측 응원단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이어지는 사이, 송성문은 더그아웃에서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 잘 움직이지도 않았다. 박수는 열심히 쳤지만 1차전의 활기와는 온도차가 있어 보였다. 키움 경기 양상에 흥이 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자신을 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시리즈다. 송성문을 둘러싼 신경전은 4차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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