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박성윤 기자] '전력의 절반'을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따랐던 두산 베어스가 이를 비웃었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시리즈 4차전에서 11-9로 이겼다. 두산은 시리즈 스코어 4-0 완승으로 베어스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초 두산은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를 받던 포수 양의지를 잃었다. FA(자유 계약 선수)로 시장에 나섰던 양의지는 NC 다이노스와 총액 125억 원 대형 계약을 맺고 두산을 떠났다. 두산도 양의지를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함께하지 못했다.

전력이 반으로 줄어든 두산에 따르는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주전 포수 이탈로 매년 우승권에 머물렀던 전력이 휘청일 것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공수에서 차기 주전 포수로 낙점된 박세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만큼 양의지가 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력의 반'이라고 평가될 수 있을 정도로 컸다. 
▲ 두산 베어스 양의지(왼쪽)-NC 다이노스 양의지 ⓒ 곽혜미 기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포수 강민호를 FA 시장에서 놓치고 젊은 포수 육성을 외쳤으나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두산이 롯데에 앞서긴 하지만, '안방마님'이라 불리는 포수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두산 성적 하락 예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었다.

시즌 초중반 그런 듯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 14.5경기를 앞서며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올 시즌 2위에 머물며 주춤했다. 양의지가 없기 때문에 힘이 빠졌다는 평가가 따랐다.

그러나 두산은 기적처럼 일어났다. 8경기 이상 벌어졌던 1위 SK와 차이를 극적으로 좁혔다. 두산은 무섭게 달렸고 SK는 두산의 기세에 짓눌린 듯 주춤했다. 결국 두산은 올 시즌 최종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6-5 끝내기 승리를 챙기며 정규 시즌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대기한 두산은 LG 트윈스를 3-1, SK 와이번스를 3-0으로 꺾고 파죽지세로 올라온 키움을 차근차근 몰아세웠다. 1, 2차전을 끝내기 승리로 챙긴 두산은 3차전 5-0 완승, 4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1, 2회 8실점 하고도 저력을 발휘하며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이용찬이 블론세이브를 저질렀으나 시리즈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4차전에서 데일리 MVP에 선정된 오재원은 양의지 공백으로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양의지가 이적하며 팀이 엄청 약해졌다. 오른손 거포가 빠져서 큰 출혈이라고 생각했다. 의지가 방망이 이외에 투수 리드, 경기 풀어가는 능력이 강민호 정도 말고는 비교 대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 이탈 때마다 선수단이 똘똘 뭉친다. 잘해냈다"며 양의지 이탈에도 선수단이 잘 뭉쳤다"고 평가하며 '절반'을 잃고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양의지를 잃고도 일군 기적의 정규 시즌 우승. 큰 경기를 이끌 포수를 잃고도 상대를 짓눌러버리는 뜨거운 포스트시즌 경기력. 그래서 더 무섭고, 더 의미가 있는 두산의 통산 6번째 우승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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