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패대기 시구'를 선보인 장성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끝난 가운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야구인들의 축제에 방송인 장성규가 때아닌 입길에 오르고 있는 것. 우승팀 두산베어스, 준우승팀 키움히어로즈 축하보다는 장성규에 대한 비난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규는 26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자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마운드를 밟았다. 고척스카이돔은 키움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장성규는 키움히어로즈를 응원하는 취지로 시구 행사를 실행한 것이다.

이날 긴장한 표정으로 등장한 장성규는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그러나 장성규 손을 떠난 공은 포수의 글러브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향했다. 장성규가 공이 땅에 꽂히는 소위 '패대기 시구'를 선보인 것. 장성규는 당황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고, 해당 장면은 현장에 있는 선수들, 관계자들, 팬들은 물론, 중계방송으로 온 국민이 지켜보게 됐다.

▲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패대기 시구'를 선보인 장성규. ⓒ곽혜미 기자

무엇보다 이날 경기는 키움 히어로즈에게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상대 두산 베어스가 3차전까지 모두 승리한 가운데,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궁지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팬들에게는 1승이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했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염원은 아쉽게 돌아갔다. 이날 경기의 승리는 두산 베어스가 가져갔고, 결국 '2019 프로야구 우승'이라는 타이틀 역시 두산 베어스가 차지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분풀이의 대상이 엉뚱하게 튀었다. 바로 장성규다. 경기의 승기가 두산 베어스 쪽으로 기울자, 장성규의 SNS에는 악플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장성규의 '패대기 시구'가 키움 히어로즈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이들 악플러들의 주장이다.

▲ 장성규가 시구 연습영상을 공개했다. 출처ㅣ장성규 SNS

급기야 장성규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KBO에서 귀한 자리에 불러주신 만큼 그 자리를 빛내고 싶은 욕심과 히어로즈를 제대로 응원하고픈 마음에 시구를 일주일간 연습했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라며 "마운드에 올라선 순간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렸고 공은 엉뚱한 곳을 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본의 아니게 수준 낮은 시구를 선보여서 힘이 빠졌을 히어로즈 선수분들과 대한민국 모든 야구 팬분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드린다"고 "모든 야구인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같은 장성규 사과에 누리꾼들은 '엉뚱한 책임 전가'라며 악플러들을 비난했다. 장성규가 '패대기 시구'를 의도한 것도 아닌데, 도 넘은 지적을 했다는 것. 장성규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장성규는 사과문과 더불어, 악플과 시구 연습 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장성규 또한 자신의 용의가 아닌데, 지나친 비난을 받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 패배해 준우승팀이 된 키움히어로즈. ⓒ곽혜미 기자

일각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팬들을 비롯한 야구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 종목 특성상, 그날 경기의 분위기와 기류가 경기 승패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특정 시구자가 등장하면, 그날 응원하는 팀의 경기가 이긴다며 시구자를 '승리요정'으로 부르는 등 믿음을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는 한 해의 우승팀이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 일부 야구팬들의 그의 '패대기 시구'보다는 '태도'에 초점을 맞췄다. 장성규가 마운드에서 시간을 꽤 오래 끈 점, 공을 던지려는 듯하다 던지지 않고 엉거주춤 넘어진 점 등이 이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 2019 프로야구 최종 우승팀인 두산베어스. ⓒ곽혜미 기자

한국시리즈는 야구인들의 축제로 통한다. 그런데 장성규의 사과에도 불구, 이번 한국시리즈의 포커스는 장성규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모양새다.

한 관계자는 "이제는 다시 축제로 돌아와, 장성규에 도 넘은 악플은 그만두고 우승팀과 준우승팀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장성규가 중계 화면에 나온 자신의 시구 모습을 캡처해 공개했다. 출처l장성규 SN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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