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현 ⓒ 경산, 박성윤 기자
[스포티비뉴스=경산, 박성윤 기자] 평균자책점 5점대, 최고 7점대까지 머무르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구원 투수가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부상으로 남들보다 시즌을 일찍 마감하긴 했지만, 그의 눈부신 성장은 지켜보는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 이야기다.

LG 트윈스에서 차우찬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2017년과 2018년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7년 30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점 5.12, 2018년 19경기에 나서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7.94로 부진했다.

그러나 2019년 이승현은 달라졌다. 최지광과 함께 삼성 6, 7회를 맡는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34경기에 나서 이승현은 2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했다. 

"경기에 나서면서, 스스로 놀란 공이 많았다. 행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실투가 병살이 된 경우가 있다. 수비 도움을 많이 못 받았다는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도움 많이 받았다. 기적 같다. 할 때마다 놀랐다."
▲ 이승현 ⓒ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은 확 바뀐 본인 성적을 '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구위는 과거와 같다고 생각한다. 제구 확실히 안정이 됐다. 잘 던진 경기는 다시 꼭 보게 되는데, 실투 때 결과가 좋게 나온 경우가 있다. 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행운이 따른 성적이라고 말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텟티즈에 따르면 이승현 이전 시즌 볼넷률은 10% 이상이었다. 올해는 7.5%로 가장 적은 볼넷률을 기록했다. 16%대를 기록한 삼진율은 21.1%로 늘었다. 이승현 말대로 성적에는 운이 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는 당시 불펜 코치였던 정현욱 코치의 말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현욱 코치는 오는 시즌 1군 메인 투수코치로 삼성 마운드를 이끌게 됐다.

이승현은 "정현욱 코치님께서 타자에게 공을 빨리 보여주면 안 된다고 강조하셨다. 그래서 왼쪽 어깨를 최대한 늦게 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중심 이동에 신경을 썼다. 타자를 상대로 공을 잘 숨기면서 포수를 향한 몸의 방향성을 찾다 보니 구위는 그대로였는데, 제구가 상당히 좋아졌다"며 기술적인 성장 배경을 짚었다.
▲ 정현욱 코치ⓒ 삼성 라이온즈

기술 성장의 기쁨도 잠시 이승현의 질주는 34경기에서 멈췄다. 그는 무릎 부상으로 연골 봉합 수술을 했다.

"속상했다. 수술받기 전에 안 좋아서 검사를 받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위였다. 관리 잘하면 은퇴 때까지도 괜찮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일찍 부상이 찾아왔다. 아쉬운 게 가장 컸다. 그러면서도 빨리 자는 생각도 들었다."

이승현은 현재 경북 경산볼파크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완벽한 몸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수술 이후 재활 과정은 빠르게 잘 됐다. 그런데 러닝에서 잠시 지연이 생겼다. 현재는 그 기간은 지났고 단거리 달리기를 시작했다. 러닝까지는 빨리 갔는데 러닝에서 오래 걸렸다"고 했다.

이어 "웨이트트레이닝에서는 무게를 올릴 만큼 올렸다. 러닝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는 70%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빼어난 성적을 보여줬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최우선 과제로 '체력 향상'으로 연투 능력 향상을 꼽았다. 이승현은 "LG에 있을 때 연투 능력이 부족했다. 던지고 나면 알이 뱄다. 올해 느낀 것은 알이 배도 정신 차리고 던지면 구속은 더 잘 나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체력을 키우고 싶다. 올해 37이닝을 던졌는데도 힘들었다. 타이트한 상황에 나서는 것도 오랜만인데 계속 그런 상황에 나오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체력을 많이 키우고 싶다"며 체력 향상으로 2020년 삼성에 보탬이 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경산,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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