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내한 기자회견에 나섰다. 제공|미디어캐슬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너의 이름은.'에 이은 '날씨의 아이'.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가 신작을 들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날씨의 아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한일관계 악화의 여파로 신작 '날씨의 아이' 개봉이 10월 초에서 10월 말로 연기되면서 감독의 내한이 무산될 뻔 했으나, "한국 팬들과의 소중한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는 감독의 의지로 결국 한국행이 성사된 터다. 이날의 기자회견 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한국 취재진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하루전 개최가 결정됐다.

그의 전작인 '너의 이름은.'은 한국에서 2017년 1월 개봉해 무려 371만 관객을 모은 초대형 히트 애니메이션이다. 감독은 '초속 5cm', '언어의 정원' 등 특유의 감수성이 묻어나는 작품들로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드디어 한국에 올 수 있게 돼 안심이다. 개봉일이 연기돼 못 오게 되는 게 아닌가 했다. '너의 이름은.' 때 한국 관객들에게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처음 영화를 만들었을 때, 한국 관객들이 처음으로 '이것이 영화다'라고 인정해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2014년 처음 극장판 작품(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을 만들었을 때 한국에서 상영하고 상도 주셨던 것을 기억한다. 그후 매번 영화를 만들 때마다 한국을 찾았다. 친구도 생기고 추억도 쌓였다. 한국 분들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 곁에 계신다는 느낌이다. 다시 꼭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내한 기자회견에 나섰다. '날씨의 아이' 스틸. 제공|미디어캐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날씨의 아이'는 도시에 온 가출 소년 호다카가 하늘을 맑게 하는 소녀 히나를 운명처럼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 신비한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기후이상'와 '청년빈곤'을 테마로 삼아 전작과는 다른 결을 내보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실제로 우리 주변 기후가 변했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세상이 그런 식으로 조금씩 미쳐가고 있다는 감각을 느낀다. 이상해진 세상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소년과 소녀 이야기가 모티프"라고 설명했다. 또 "'너의 이름은.' 때는 관객이 동경하는 모습을 그렸다. 반짝거리는 모습을 담았다. 3년 후가 되니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힘들고 가난하지만 힘을 내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 영화로 일본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치유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자신 없다면서도 "남들은 잘못된 거라 말할 수도 있는 일을, 소중한 한 사람을 위해 전력을 다해 뛴다. 이 소년을 보며 한 살마이라도 감정이입이 된다면 세상의 숨막힘이 조금은 옅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내한 기자회견에 나섰다. '날씨의 아이' 스틸. 제공|미디어캐슬
한편 '날씨의 아이'에서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다이고 코타로는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에 어린 일본군으로 출연하며 한국 관객과 먼저 만나기도 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에 대해 "다이고가 그렇게 큰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오디션으로 뽑았는데, 녹음 때 한국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2000명 가운데 목소리와 연기 실력만으로 뽑은 배우"라고 귀띔했다.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는 30일 개봉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흥행 여부에 대해 "'너의 이름은.'의 흥행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제가 하는 일은 영화를 히트시키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히트시키는 건 프로듀서와 배급사의 일이다. 저는 마음 편하게 만들었다"고 웃음지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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