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메리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아스널은 위기에 빠져 있다. 새 감독 우나이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불안한 경기력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스널은 2019-20시즌 11라운드까지 5위를 달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4위 내 진입이 현실적인 목표로 꼽히는 아스널로선 나쁜 성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진'이란 말을 떨칠 수가 없다.

4승 5무 2패. 승점은 17점을 따내고 있다. 3위 레스터시티와 4위 첼시가 승점 23점을 내면서 아스널과 차이를 6점까지 벌린 상황이다. 아스널은 6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승점 16점)를 시작으로 17위 에버튼(승점 11점)까지 촘촘하게 늘어선 중위권의 추격을 받고 있다.

아스널의 반등을 쉽사리 예상할 수 없는 것은 부진한 경기 통계 때문이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아스널은 2018-19시즌 13.1개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시즌 들어 90분당 16.3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전임 아르센 벵거 감독 아래선 단 한 시즌도 경기당 슈팅 허용 수가 12개를 넘긴 적이 없었다. 

경기 주도권도 예전처럼 휘어잡지 못하고 있다. 경기 주도권을 설명하는 중요한 수치인 패스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10년 동안 경기당 평균 패스 수가 가장 적었던 2010-11시즌엔 530개를 기록했다. 2017-18시즌 619개까지 기록했던 패스 수치는 에메리 감독 부임 뒤인 2018-19시즌 평균 548개로 떨어지더니 2019-20시즌엔 497개까지 하락했다. 이는 브라이튼보다도 적은 패스를 기록하고 있다.

벵거 감독 체제에서 높은 패스 수치가 '낭비'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은 필연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패스 수가 늘 수밖에 없다. 아스널이 상위권을 노리거나 우승에 도전하기엔 플레이가 세밀하지 않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공격에서도 나타난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90분 동안 '결정적 찬스(Big chances)'를 1.8회를 만들었다. 역시 10년간 최악의 수치다.

에메리 감독은 2018년 5월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장기 집권했던 벵거 감독의 후임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이제 2번째 시즌에 돌입한 시점에서 경질이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확고한 색을 조금씩 내야 할 시점에도 무색무취의 경기력을 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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