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이 7일 고척돔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캐나다전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정철우 기자]7일 캐나다전을 통해 국가 대표 에이스를 다시 한번 확인한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타이밍을 뺏는 커브에 대한 찬사가 터져 나왔다.

김광현은 7일 고척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캐나다전에 선발 출장해 6이닝 동안 1안타만 허용하며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가장 고무적이었던 것은 투구수였다. 김광현은 6이닝을 77구로 마쳤다.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유형 투수다. 이 두 구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날도 패스트볼 28개, 슬라이더 28개 등 77구 중 56구를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던졌다.

타자로서는 두 구종만 생각하고 있으면 김광현은 고전할 수도 있다. 좋은 공은 던져도 이닝이 줄어드는 안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상대 타자들이 패스트볼 타이밍을 잡고 있다 슬라이더를 커트하면서 투구수를 늘리는 방식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좋은 구위를 가지고도 간혹 이른 이닝에 교체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 같은 전제를 이제 완전히 과거형으로 만들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 평균 6이닝을 던졌다. 선발투수로서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이닝을 등판 때마다 해냈다는 걸 뜻한다.

이전 같으면 커트가 늘어나며 투구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다.

이젠 다르다. 김광현에게는 또 다른 무기가 있다. 커브와 스플리터를 쓰는데 그 중 커브의 효과가 매우 크다.

최고 시속 150㎞가 넘는 김광현이 던지는 110㎞대 커브는 타이밍을 뺏는 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과제는 제구다. 커브가 제구가 된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할 수 있다. 그저 느린 공 하나 보여 주는 것으로는 효과를 보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캐나다전은 커브가 매우 위력적이었다. 9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그 중 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 김광현. ⓒ고척=곽혜미 기자

초구에 커브를 던져 카운트를 잡을 정도로 확실한 자신감을 보여 줬다. 이 정도 수준의 제구가 이뤄진다면 더 큰 무대에서도 김광현의 커브는 통할 수 있다.

초구에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이후 던질 공이 늘어난다. 일단 타자의 시선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크게 움직이게 했기 때문이다. 다음 공은 더 빠르고 낮게 보일 수 있게 만든다. 초구 커브가 구종 추가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김광현이 투 피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애를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캐나다전에서는 커브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타이밍만 뺏는 것이 아니라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구종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줬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위력은 익히 다 알고 있는 얘기다. 커브는 다르다. 오늘처럼 활용이 가능하다는 걸 인정받는다면 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타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승부를 거는 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단 9개만 던졌을 뿐이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함께 온 스카우트들의 평가도 비슷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이 던진 9개의 커브가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린 커브였던 셈이다.

김광현에 대한 전력 분석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맞춰져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뻔한 공식을 커브가 깨 버린다면 앞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게 된다. 팀과 개인에게 모두 매우 중요한 공이 된 셈이다. 남은 경기에서 김광현의 커브가 얼마나 춤을 출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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