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윤겸 제주 감독(가운데)이 위기를 넘겼다고 인정했지만, 수원 삼성전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을)놓쳤으면 희망이 없었을 텐데, 결과를 만들어내서 희망을 이어 가는 상황이 됐다.-최윤겸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지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6라운드 인천과 홈경기에서 지고, 같은 시간 경남FC가 상주 상무를 이겼다면 자칫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될 수 있었던 제주가 절망의 시기를 넘겼다. 제주는 인천을 2-0으로 이겼고, 경남은 상주에 0-1로 졌다. 강등권 세 팀의 격차가 줄었다. 

제주는 인천을 상대로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극적인 승리였다. 올 시즌 유독 수비가 흔들린 제주는 이날 김지운-조용형-김원일-안현범 포백과 이창근 골키퍼로 수비진을 구축했다. 중원에서 윤빛가람, 아길라르의 조율과 강윤성의 헌신이 빛났다. 남준재의 부상으로 전반 이른 시간에 교체 투입된 마그노가 바이시클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이창민이 후반 추가 골을 기록했다. 후반 40분 무고사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위기도 있었는데, 이창근이 막았다. 실점했다면 무너질 수 있었던 제주 수비가 시즌 7번째 무실점을 거뒀다. 6경기 만에 무실점이기도 했다. 

최윤겸 감독은 8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인천전을)놓쳤으면 희망이 없었을 텐데, 결과를 만들어내서 희망을 이어 가는 상황이 됐다"라면서 인천전을 돌아봤다.

그는 "팀은 하나가 돼야 한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가)막판에 몰리다 보니까 그런 정신력과 간절한 마음이 나왔다. (인천전은)경기력도 괜찮았고, 이기다보니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연차가 적은 선수보다는 적어도 2~3년 선수 생활을 같이 한 책임감 있는 선수로 (인천전 라인업을)구성한 의도가 통한 것 같다. 그런 게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윤겸 감독은 인천전 수비력에 완전히 만족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동안 제주의)공격, 경기 조율은 나쁘지 않았다. 이번 인천전만 봐도 사실 수비만 보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 문제점으로 지적이 되고 있다. 우리가 잘한 것도 있었으나, 인천이 그날 경기력이 좋지 않아 찬스를 많이 놓쳤다. 우리 자체적으로 '만약 전북 현대, 울산 현대에 이런 기회를 줬으면 어땠을까'고 진단했다. 비겨도 안 되는 경기여서 공격에 숫자를 늘려 수비가 허술하긴 했는데, 이창근 골키퍼가 PK도 막고, 세이브도 해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실점 경기를 한 것 같다. 찬스를 주는 과정에서 수비는 미흡했다."

36라운드 전까지는 강등권 세 팀 중 가장 불리했던 제주는 인천을 잡고, 경남이 미끄러지면서 유리한 상황이 됐다. 제주는 이제 동기 부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원 삼성과 홈경기, 성남 FC 원정 경기를 치르지만, 경남과 인천은 각각 성남 원정, 상주와 홈경기 이후 최종전에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제주가 홈에서 수원만 잡으면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승점이 같으면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르는 'K리그 로컬룰'도 제주(제주 42득점, 경남 41득점, 인천 31득점)에 유리하다. 

"인천전이 잘못되면 거의 희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수원 삼성전도 그런 생각과 각오로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수원전도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리그 최종전에 경남-인천이 맞붙는다. (그렇기 때문에)이번 인천전도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적극적인 공격을 해야 한다."

인천전 좋았던 분위기를 곧장 홈에서 열리는 수원전까지 이어 갔다면 좋았을 텐데, 11월 A매치 일정으로 3주 동안 경기가 없다. 하지만 최윤겸 감독은 "(인천전엔)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분위기를 가지고 가는 게 좋긴 했겠지만, (상승세 이어 가지 못한 것이)아쉽다기 보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준비하려고 한다. 사실 나는 경기를 할 때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인천전 이후 곧바로 경기하거나 휴식기 이후 치르는 것에)장단점은 있으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현재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를 더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라면서 향후 남은 경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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