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브라위너(왼쪽)을 쫓는 헨더슨(가운데)와 피르미누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의 한판은 그 의미와 내용에서도 최고의 빅매치일 수밖에 없다.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는 11일(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격돌한다.

리버풀과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1,2위를 달린다. 우승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을 전망. 현재 리버풀의 승점이 31점으로 선두, 맨시티가 승점 25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리버풀이 승리한다면 차이가 9점으로 크게 벌어지고, 맨시티가 승리한다면 차이를 단번에 3점으로 좁힐 수 있다.

1. '뭐가 무서워서 뒤로 가' 압박vs압박

순위 다툼이 이 경기를 주목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가장 흥미로울 것이다. 맨시티가 34득점에 10실점, 리버풀이 25득점에 9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맨시티는 득점 1위와 실점 4위, 리버풀은 득점 3위와 실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팀은 공격력과 수비력이 모두 뛰어난 팀이다.

경기 스타일도 확실하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빠르고 역동적인 공격이 특징이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한 뒤 빠르게 역습하는 것이 주 공격 방식이다. 공간을 노린 패스를 자주 시도하고, 상대가 물러섰을 땐 양쪽 풀백의 공격 가담과 크로스를 활용해 측면부터 공격을 푼다.

반면 맨시티는 조금 더 섬세한 공격을 좋아한다.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평균 61.7%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경기당 슈팅 수에서도 21.8개로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한다. '내려선 상대'를 만나도 공격을 세밀하게 풀어나간다. 전방 압박도 중요한 요소다. '패스와 점유율'에 기반한 맨시티는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 공격수부터 강력하게 압박하는 것이 이미 몸에 밴 팀이다.

▲ 또 만난 클롭(왼쪽)과 과르디올라

2. 전체 전적은 클롭의 리버풀 우세

서로 물러서지 않지만 그만한 실력이 있다. 지난 맞대결들이 두 팀 모두에게 쉽지 않았다. 클롭의 리버풀, 펩의 맨시티가 맞붙은 '통산 기록'에선 리버풀이 웃는다.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린 2019-20시즌 커뮤니티실드를 무승부로 친다면 리버풀이 4승 3무 2패로 앞선다. 특히 2017-18시즌 리버풀은 강력한 압박으로 맨시티를 괴롭히면서 3승 1패를 거뒀다. 

리버풀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었다. 리버풀이 당시 3-0으로 맨시티를 꺾었는데 점유율 38%를 기록하면서도 슈팅 수에선 9-11로 엇비슷했고, 전방 압박으로 공을 빼앗고 빠르게 역습하면서 득점을 뽑았다. 맨시티는 리버풀의 압박을 세밀한 빌드업으로 극복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3. 최근 전적은 펩의 맨시티 우세

반면 2018-19시즌 2차례 맞대결에선 맨시티가 1승 1무로 우위를 점했다. 맨시티는 2017-18시즌의 열세를 고려한 듯 다른 방식을 경기를 푼다. 최근 리버풀과 맞대결에선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고려해, 전방 압박으로 '맞불'을 놓았다. 위험할 경우엔 롱킥을 활용해 전방으로 연결한 뒤 세컨드볼 싸움을 걸었다. 리버풀의 특기인 경기 운영을 적절히 가미해 리버풀과 힘싸움을 벌였다.

수치에서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18-19시즌 8라운드에서 펼친 첫 맞대결에서 점유율에서 맨시티가 50.6%로 근소한 우세를 점했다. 반대로 21라운드 두 번째 맞대결에선 리버풀이 50.4%를 기록해 조금 앞섰다. 슈팅 수에서도 8라운드에서 7-6 리버풀 우세, 21라운드에서 9-7 맨시티 우위를 보였다. 시즌 전체 통계보다 점유율과 슈팅 수 모두 떨어진 결과다. 

경기 내용에선 눈을 떼기 어려울 만큼 흥미진진했다. '어떤 팀을 만나도 주도권을 쥐고 싶은' 두 팀의 스타일이 만나면 늘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운영을 펼쳐졌다.


4. 커뮤니티실드

리버풀과 맨시티는 2019-20시즌 개막을 알린 커뮤니티실드에서 이미 맞대결을 펼쳤다. 점유율에서 53-47, 슈팅 수에서도 17-3으로 리버풀이 앞섰지만 두 팀은 90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승부차기에서 맨시티가 5-4로 승리했다.

경기 양상은 이전과 비슷했다. 리버풀과 맨시티는 서로 압박 싸움을 벌였다. 리버풀은 자신들의 플랜A를 유지했다. 맨시티도 지나치게 세밀한 경기 운영 대신 오히려 전방에서 싸우면서 리버풀에 정면으로 맞섰다. 맨시티의 패스 성공률이 80%까지 떨어졌지만, 맨시티는 오히려 공중볼 싸움에서 63% 승률을 기록했다.

5. 변수들 - 세트피스와 부상자

커뮤니티실드에서 확인한 변수는 세트피스다. 두 팀 모두 세트피스에서 득점했다. 전반 12분 터진 라힘 스털링의 골은 프리킥을 짧게 연결한 뒤 긴 패스에서 시작됐다. 후반 32분 나온 조엘 마팁의 골도 프리킥에서 나왔다. 두 골 모두 직접 올려준 프리킥을 처리한 것이 아니라 다른 선수를 거쳐 연결되면서 득점으로 연결됐다. 정신 없이 압박 싸움이 벌어지는 '오픈 플레이' 상황과 달리 침착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세트피스를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부상자다. 두 팀 모두 수비가 고민이다. 리버풀은 페어질 판 데이크의 파트너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뽐내는 마팁의 결장이 반갑지 않다. 맨시티는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결장이 아쉽다.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존 스톤스 모두 이번 시즌 기복을 보이고 있다. 페르난지뉴가 중앙 수비수로 내려가기도 하는데,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고가 결장이 예상되면서 페르난지뉴의 위치도 고민해야 한다.

두 팀 모두 서로를 잘 안다. 클롭과 과르디올라가 같은 무대에서 경쟁을 펼친 지도 어느새 4번째 시즌이다. 그동안 9번이나 맞붙으면서 승리와 패배를 주고받았다. 이번 경기에서 누가 승리를 거둘까. 완성된 두 팀의 경기 결과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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