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는 올림픽 등 야구 국제대회 역대 최다 우승국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유출로 아마추어 최강이라는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고척돔,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쿠바 야구는 한때 공포의 대상이었다. 헬멧에 상하의 유니폼까지 빨간색으로 맞춰 입은 쿠바는 전세계 아마추어 야구를 호령했다. 올림픽과 야구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올림픽에서는 3개의 금메달(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 2004 아테네)과 2개의 은메달(2000년 시드니, 2008년 베이징)을 보유한 야구 최다 우승국이다. 야구월드컵은 25번, 인터콘티넨탈컵 11번,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 역시 11번 우승하며 '아마추어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아마추어 최강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특급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이탈이 늘어나면서부터다. '대탈주' 수준이다.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가 늘었다. 야시엘 푸이그가 데뷔한 2013년을 시작으로 올해 요르단 알바레즈(휴스턴)까지 7년 동안 빅리그에 진출한 쿠바 선수는 무려 40명이다. 

덕분에 쿠바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기장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 월드컵에는 참가조차 못 했다. 올해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카 대회에서는 캐나다와 콜롬비아에 이어 B조 3위에 그친 일은 상징적이다. 

이 대회 여파로 쿠바 대표팀은 레이 비센테 앙글라다 감독을 해임하고 프리미어12에 앞서 미구엘 바로토 감독을 세웠다. 28인 엔트리를 구성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소속팀이 없는 선수들까지 불러모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오스카 코라스, 아리엘 마르티네스)도 소집했다. 

▲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선임된 미구엘 보로토 감독. ⓒ 곽혜미 기자
쿠바에게 쉬운 팀은 C조에 단 한 팀도 없었다. 6일 첫 경기에서 캐나다에 0-3으로 졌다. 0-1로 끌려가던 8회 믿었던 셋업맨 리반 모이넬로가 커맨드를 회복하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2점을 빼앗겼다. 7일 호주전에서는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서야 3-2, 10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한국과 수준 차이는 지난 두 경기보다 더 컸다. 보로토 감독은 한국에 맞서 투수 물량전으로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통하는 필승조 모이넬로와 라이델 마르티네즈를 제대로 쓰지도 못한 채 완패했다. 일본시리즈 우승멤버 유리스벨 그라시알과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도 존재감이 없었다. 

지난 대회에서는 8강에서 한국에 2-7로 졌지만, 이번에는 예선에서 탈락에 그쳤다.1승 2패의 쿠바는 TQB(팀퀄리티밸런스) 규정에 따라 C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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