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가 8일 고척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쿠바전서 이닝을 끝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정철우 기자]그야말로 존재감 뿜뿜이었다. 양의지가 '현역 최고 포수'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앞세워 한국을 2019년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로 이끌었다.

양의지는 6일 개막된 대회 예선 C조 3경기에서 모두 선발 마스크를 썼다. 그가 책임진 이닝은 모두 25이닝. 승부가 사실상 기울었던 쿠바와 경기에서 8회 이후 마스크를 벗은 것을 제외하면 전 경기를 뛰었다.

양의지가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내준 점수는 1점에 불과했다. 2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3전 전승을 만들어 냈다.

1실점도 양의지의 탓이라기 보다는 제구가 흔들린 함덕주의 기복이 이유가 됐다. 김경문 대표 팀 감독은 "함덕주가 지나치게 긴장한 탓인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고 어렵게 승부하다 고비가 왔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 대회는 낯선 상대와 붙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기본 전력 분석은 당연히 이뤄지지만 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맡겨져 있다.

양의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수 리드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현란한 볼 배합을 보여 줬다.

국가 대표 에이스 김광현은 "타자들이 타석에 서 있는 자세를 보고 어떤 공을 노릴지 어떤 공에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를 빠르게 판단해 낸다. 양의지 선배의 볼 배합에 거의 고개를 젓지 않고 던지라는 대로 던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정보가 부족한 국제 대회에서 포수가 투수의 신뢰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투수들이 공 던지는 데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우리 투수들이 좋은 구위를 보여 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하지만 그 좋은 구위를 이끌어 낸 주인공은 바로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조건과 상황을 가리지 않았다. 국가 대표 원투펀치인 김광현-양현종을 상대로는 보다 공격적인 리드를 했다.

이 두 투수 모두 최소 투구수로 6회까지 던지며 양의지의 볼 배합을 빛나게 했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하던 7일 캐나다전 8회말 1사 2루에선 조상우와 짝을 이뤄 하이 패스트볼을 적절하게 배합하며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이끌어 내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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