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예정된 조별리그 4차전 레바논 원정이 중요한 일전이 됐다.

레바논 원정은 쉽지 않다.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지난 2011년 11월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원정에서도 1-2로 패했고 2013년 6월 최종예선에서 종료 직전 김치우의 골로 1-1로 겨우 비겼다.

지난 2015년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3-0으로 이겼지만,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이 아닌 사이다였다. 베이루트에서는 1승2무1패였다. 그만큼 어려운 원정이다.

벤투 감독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훈련하고 경기 전날 베이루트에 입성하는 전략을 택했다. 경기장 적응 훈련도 하지 않는다. 이례적인 일이다.

현지 적응을 최소화, 분위기를 잡고 집중력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벤투 감독의 마음이다. 10월 평양 원정에서 예정과 달리 시간 지연으로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어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는 항공편으로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오전에 아부다비에서 훈련하고 베이루트에 이동해 휴식을 결정한 것은 어느 정도 전략, 전술이 완성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다만, 현지 치안이 불안하다. 레바논은 지난달 17일부터 조세저항으로 시작된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군인의 총격에 사망자가 발생했다.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규모 관중이 모이는 경기장에서 더 심리적인 압박이 생길 우려도 있다. 이를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가 대표팀에 숙제로 주어졌다,

▲ 이강인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레바논은 2승 1패, 승점 6점으로 3위다. 한국에 패하면 2위 보장도 쉽지 않다. 예상 밖으로 평양 원정에서 북한에 0-2로 패했고 투르크메니스탄과 홈에서 2-1, 스리랑카 원정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한국전을 무조건 잡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에는 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은 뒤 실점 후에도 바로 대응에 성공하며 승리했다. 한 수 아래 전력인 스리랑카전은 논외로 친다면 결국, 결정력 싸움에서 누가 더 정확도를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역대 레바논 원정은 항상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빨리 골을 넣어준다면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유연하게 풀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중심으로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의 호흡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2선 지원만 제대로 되고 수비 집중력만 유지되면 승점 3점은 가져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태희(알사드)와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중앙 조율이나 교체 자원으로 예상되는 김신욱(상하이 선화), 권창훈(SC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잘츠부르크)의 탄력 있는 모습도 필요하다. 이강인(발렌시아CF)의 한 방이 터진다면 더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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