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준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가 거액 FA 영입 전력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롯데는 최근 FA 시장에서 큰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대호에게 역대 최고액인 150억 원(4년)을 안겨 줬고 손아섭과도 4년 96억 원에 계약했다.

외부 FA 영입도 있었다. 민병헌과 4년 8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FA 거품이 절정을 이뤘을 때 결정이었다. 또한 포수 강민호를 잡기 위해 확보해 둔 자금도 든든했던 시절이다.

문제는 과거의 이런 결정이 현재 협상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올 시즌 전준우라는 대형 내부 FA와 협상을 해야 한다. 전준우는 타격 능력에선 모자랄 것이 없다.

사직 구장에서 20홈런과 80타점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타자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민병헌과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민병헌은 2013년 시즌부터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0홈런 시즌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전준우도 최근 3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 숫자가 33개에서 22개로 급감했지만 공인구 반발력 감소 이후 20개 이상 홈런 타자에 대한 가치는 크게 올라갔다.

전준우으로서는 민병헌에 못지않은 계약 규모를 바랄 것이 분명하다.

물론 민병헌과 전준우의 수비 능력 차이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비는 수치로 약점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분야다. 

다양한 세이버 메트릭스 성적들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숫자가 어렵게 느껴지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수비다.

선수 본인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특히 외야 수비가 그렇다. 어지간한 선수들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는 포지션이 외야다. 외야 수비가 나쁘다고 수십억 원의 차이를 낸다는 건 선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롯데는 전준우에게 민병헌급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팀이 전체적으로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변화의 바람 한가운데 서 있다.

FA를 잡는데도 '합리적'이라는 단어를 앞에 내세우고 있다. 포수 FA가 급하다는 외부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고 아예 협상안마저 제시하지 않고 시장을 떠난 롯데다.

과거 선수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현재 선수와 미래를 보려 하는 구단의 생각 차이가 큰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전준우는 롯데에 없어선 안될 선수다. 포수도 외국인 포수를 영입하겠다고 나선 상황. 공수를 모두 갖춘 포수와 계약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무래도 수비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되면 전준우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공백이 생기면 타선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전준우가 민병헌보다 크게 떨어지는 금액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롯데는 얼마의 몸값을 책정해야 하는 것일까. 롯데의 스토브리그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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