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바논에 비기고 고개 숙인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벤투호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절반이 끝났다. 홈 1경기에 원정 3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었다.

대표팀은 지난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첫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10월 10일 스리랑카와 홈 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뒀다. H조에서 스리랑카는 승점을 1점도 얻지 못했다. 앞으로도 소위 '승점 자판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스리랑카를 뒤로하고 지난달 15일 북한과 평양 원정에서 0-0, 14일 레바논 원정에서도 역시 0-0 무승부로 끝났다. 원정 두 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원정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벤투호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첫 경기에서는 나상호(FC도쿄)와 정우영(알사드)의 프리킥 골로 이겼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아쉬운 구석이 많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선 수비 후 역습'을 하면서도 때로는 정공법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한국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집요하게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시도해 수비 실수로 흘러나온 볼을 나상호가 골로 연결한 것을 제외하면 딱히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37분 장신의 김신욱(상하이 선화)이 투입된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카드였다. 이는 북한, 레바논전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너무나 플랜A가 정형화됐지만, 딱히 바뀌지도 않았다.

레바논전에서도 비슷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주 크로스가 연결됐지만, 수비가 자리를 잘 잡고 차단했다. 기다리다 걷어내고 밀집 수비로 다시 2차 슈팅을 막으면 되는 단순한 패턴이 전부였다.

환경을 탓하기는 어렵지만, 대표팀은 인조잔디의 평양, 떡잔디였던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힘든 경기를 치르면서도 승점을 벌었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고 가정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 레바논 수비를 옆에 두고 돌파하는 손흥민(흰색 유니폼 7번) ⓒ연합뉴스

그나마 향후 일정이 유리해 다행이다. 3월 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홈 경기를 갖고 31일 스리랑카 원정을 치른다. 이후 6월 4일 북한, 9일 레바논과 만난다. 약체 스리랑카 원정에 홈 3경기면 충분히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대표팀의 경기력이 읽힌 상태에서 홈 3경기에서 만나는 팀들이 준비 없이 대응할 리 만무하다. 투르크메니스탄에는 비교적 우위지만, 문제는 레바논과 북한이다. 

레바논은 지난 2012년 6월 12일 고양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0-3으로 졌지만, 2016년 3월 24일 안산에서 치른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격차를 줄여 0-1로 졌다. 점점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북한은 '남북 겨루기'라는 특수성이 있다. 대부분이 한 골 승부였다. 최근 홈 두 경기도 1승 1무였고 각각 1-0, 0-0으로 끝났다. 아무리 홈경기여도 승부 차제가 쉽지 않다. 벤투 감독도 고민해 접근해야 할 부분이다. 죽기 살기로 달려든다면 더욱더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스리랑카를 제외하면 누구라도 1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투르크메니스탄전까지 승점을 최대한 쌓아 가능성을 줄여주지 않는다면 최종예선 진출까지는 고행길이 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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