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연장을 희망한 끝에 KIA 유니폼을 입는 나주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35)이 정들었던 SK 유니폼을 벗고 새 도전을 선택했다. SK는 나주환의 의사를 존중해 또 한 번의 무상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SK와 KIA는 지난 21일경 나주환의 무상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SK는 나주환을 내년 전력 구상에서 제외한 뒤 코치 연수 혹은 프런트 자리를 제안했다. 당장은 코치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주환은 현역 연장 의사가 강했고, 이를 확인한 SK가 길을 열어주기 위해 무상 트레이드에 나서기 시작했다. 손차훈 SK 단장이 이런 구단 방침을 각 구단 단장들에게 설명했고,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팀이 KIA였다.

KIA는 내야에서 젊은 선수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베테랑 내야수가 필요했다. 나주환이 1~2년 정도는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손차훈 SK 단장과 조계현 KIA 단장은 21일 실행위원회가 끝난 뒤 만나 서로의 뜻을 재확인했다. 11월까지로 되어 있는 연봉 지급 문제와 합류 시점 등 몇몇 사안이 있어 26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언론 보도로 더 일찍 알려졌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나주환은 2003년 두산의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2007년 시즌을 앞두고 SK와 두산의 트레이드 당시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 후 줄곧 SK에서 뛰며 유격수와 2루 등 내야를 지켰다. 프로 통산 1423경기에서 타율 0.262, 83홈런, 467타점, 83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팀 내 입지가 축소됐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나주환은 94경기에서 타율 0.222, 3홈런, 20타점에 머물렀다. 캔버라 캠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했기 때문에 이쯤에서 결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나주환이 지금까지 팀에 헌신한 것을 생각해 박정배와 마찬가지로 코치 연수 혹은 프런트 자리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주환은 현역 연장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존중한 SK는 당초 방출 명단에 나주환을 올렸으나 KIA와 무상 트레이드에 합의함에 따라 23일 발표된 방출 명단에서는 지웠다. SK는 나주환 외에도 다른 선수들의 무상 트레이드 또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무상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팀에서는 자리가 없지만, 다른 팀에서는 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팀 외야에서 자리를 잃은 조용호의 무상 트레이드를 추진한 끝에 kt와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조용호는 올해 kt 외야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SK를 미소 짓게 했다. SK 관계자는 "추후에도 같은 상황에 처한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무상 트레이드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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