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정진호(왼쪽)와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정말 (정)진호 형이 가는 게 너무 아쉬워서 그런 거예요."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29)이 본의 아니게 마음 상했을 팬들에게 진심을 이야기했다. 정수빈은 지난 20일 외야수 정진호(31)가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을 받았을 때 아쉬운 마음이 컸다. 정진호가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을 때 정수빈은 미리 잡았던 약속도 취소하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정진호는 지난 21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정)수빈이는 자기 말로 울었다고 하더라. 증명은 할 수 없지만(웃음), 정말 각별한 동생"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수빈이는 FA가 되면 한화로 오지 말라고 하고 싶다. 걔가 자꾸 내 앞길을 막는다. 각별하고 친한 사이는 맞는데 나도 일은 하고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나. 어제(20일)도 FA 되면 따라갈 테니까 1년만 기다리라고 하길래 정신 차리라고 했다. 우리는 그냥 밖에서 보자고 했다"고 서로 농담한 이야기를 털어놨는데 본의와 다르게 마음이 상한 팬들이 있었다. 

24일 두산 팬 페스트인 '곰들의 모임'이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정수빈은 "그 이야기는 정말로 진호 형을 정말 좋아해서 한 말이었다. 아쉬워서 같이 야구를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침 지나가던 내야수 허경민(29)은 "오해를 하게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 인터뷰를 보고 '정신 차리라'고 댓글을 달려고 했다"고 웃으며 타박했고, 정수빈은 "나는 두산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답하며 웃었다.

정수빈은 "진호 형이랑 같이 살려면 우리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결국 떨어지게 됐다. 늘 보고 싶은 형이다. 내가 진호 형의 앞길을 막은 것 같다. 한화에 가서 늘 열심히 하고 꼭 주전이 돼서 경기도 많이 뛰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돈을 많이 벌어서 밥도 많이 사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내가 밥을 많이 사줬는데, 형한테 첫 번째로는 무조건 소고기를 얻어먹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두산 팬들에게는 "나는 정말 두산을 사랑하는 선수다. 다음 시즌 중요한 해를 앞두고 있는데,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통합 우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고 열심히 넘어지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