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FA라는 점, 이제 서른 중반으로 접어든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특급 대우의 가장 큰 이유는 꾸준한 성적에 있다.
정우람은 데뷔 2년차인 2005년 시즌부터 50경기 이상을 꾸준하게 등판했다.(2007년 시즌 제외)
전업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은 2012년 이후로는 한번도 두 자릿수 세이브를 놓치지 않았다.
30대로 접어든 한화 이적 후에도 4년간 평균 자책점이 3점을 넘은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20008년 시즌엔 85경기 등판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정우람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외부에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정우람에게는 고질적인 부상이 있다는 점이다.
정우람은 왼 어깨에 통증이 있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간혹 신경을 쓰이게 만들기도 한다.
정우람은 "처음 마무리로 전환한 2012년 시즌 도중 어깨에서 '뚝'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통증이 생겼다. 처음엔 어깨 부위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통증을 줄이는 법을 터득하게 됐다. 준비 기간 동안 잘 준비하면 아무 문제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꾸준한 건 아픈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부위가 견뎌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방법은 다른 선수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전적으로 내가 내 몸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깨가 아픈 선수들이 같은 방법을 쓴다 해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비결은 없다. 선수들이 쉴 때 한번이라도 더 내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땀을 흘려 놓으면 시즌에 들어가서 아프지 않게 내 공을 던질 수 있다. 준비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우람은 단순히 아프지 않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투도 하고 한 경기에서 많은 공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정우람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3연투를 해야 할 때도 있고 한 경기에서 3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구위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선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해 둬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오승환 선배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40개를 넘게 던져도 구위가 꾸준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공을 던지기 위해 겨울 동안 정말 많은 공을 들인다. 특히 어깨가 아플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그 문제에 대해 중점적인 보강 훈련을 한다. 2012년에 분명 고비가 왔지만 이후 해법을 찾았고 그 훈련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몸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정우람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길을 찾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갔기에 탈 없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도 걸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오더라도 고비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우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간 또한 충실히 채울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남들이 쉴 때 묵묵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부상에 대비하는 것. 정우람이 여전히 아프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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