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강지환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5개월 만에 풀려났지만, 끝끝내 피해자에게 사과는 없었다.

성폭행 혐의를 받는 배우 강지환은 지난 9월 첫 번째 공판기일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 반성하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고수했었다. 당시 얼토당토 않은 사과를 전했던 강지환은 마지막까지 피해자를 향한 사과를 생략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합의부(부장판사 최창훈)는 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강지환은 구속 5개월 만에 풀려났다.

강지환은 집행유예와 함께 120시간 사회봉사 명령,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도 제한된다. 굳은 얼굴로 법정에 들어선 강지환은 조용히 선고 내용을 들었다.

재판부는 강지환이 피해자와 합의했으나, 합의만으로는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합의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라"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이 있기에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그걸 잊지 말고 앞으로 더 노력해서 밝은 삶을 준비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강지환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희재 기자

이날 법정에는 강지환의 일본 팬 여러 명이 참석해 그의 선고를 지켜봤다. 강지환의 선고가 내려진 뒤,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이들을 강지환을 응원하는 내용의 현수막, 편지 등을 손에 들고 조심히 그의 석방을 기다렸다.

선고 후 30분 가까이 시간이 지나, 강지환이 미결수복을 벗고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패딩을 입은 그는 취재진 반대편에 위치한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다. 차 안쪽에 앉아 철저히 모습을 가린 강지환은 판결 결과에 대해서 침묵했다. 피해자 및 팬에게도 일언반구 없었다. 묵묵부답으로 현장을 떠났다.

▲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강지환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희재 기자

강지환은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9일 오후 10시 50분께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강지환은 이날 외주 스태프 A씨, B씨 등 여성 2명과 자택에서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 B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강지환은 피해 여성 A씨와 B씨 등 2명을 포함한 매니저 등 7명과 회식을 했는데, 이날 회식 자리는 피해 여성 중 한 사람의 송별회였다. 이 뉴스를 보도한 매체는 스태프 5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를 뜨자, 강지환은 A씨와 B씨에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게임은 질문을 던졌을 때, 답변을 거부하면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진실게임'. 그런데 강지환은 피해자들에 답변이 곤란한 성적인 질문을 계속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또 피해자들은 강지환은 범행 당시 만취한 상태가 아니라며, 주장에 대해 "범행 과정 중이나 범행 이후 강지환은 분명한 의식 상태에서 행동했다. 강지환이 우리에게 보인 태도나 했던 말들을 참고하면 그렇다"고도 밝혔다. 그럼에도 강지환은 1, 2차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러다 영장실질심사 후 태도를 돌변, 피해자에게 "오빠로서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찰은 사건 관련 피해 여성 몸에서 강지환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해져, 확실한 증거도 나온 것이다.

▲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강지환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희재 기자

이처럼 경찰 조사에서 만취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강지환은 첫 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유지했었다. 기억은 안 나지만 미안하다는 입장. 첫 재판 당시 강지환 변호인은 "피고인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체포됐을 때부터 검찰 조사, 저희 변호인들과 접견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보여 줬다. 이 점은 변호인으로서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경찰 증거와 부합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었다.

누리꾼들은 그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지만, 다소 찝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지환이 재판 과정에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로 변호인을 교체했다는 점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 끝내 사과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 것을 두고 '반성'과는 다소 대치된다며 의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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