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답한 오바메양(오른쪽)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변명할 여지 없는 아스널의 완패였다.

아스널은 16일 오전 1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7라운드에서 맨체스터시티에 0-3으로 완패했다. 아스널은 승점 22점에서 제자리걸음해 9위를 기록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터졌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슛은 만만치 않은 경기를 예상하게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아스널은 90분 동안 6개 슈팅을 기록했고 마르티넬리의 슛은 유일한 유효 슈팅으로 남았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2008년 12월 리버풀전 이후 홈 경기에서 가장 적은 슈팅을 기록한 경기였다.

경기 전체를 통제하지 못했다. 아스널은 전반에만 3골을 얻어맞으면서 일방적으로 당했다. 경기 계획이 뚜렷하지 않았다. 맨시티를 상대로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후방으로 물러나 수비진을 촘촘히 쌓고 역습을 노리는 것도 아니었다. 맨시티의 역습에 무너지고, 지공 때도 어설픈 압박으로 수비수 간격만 벌어지면서 공격을 허용했다. 케빈 더 브라위너가 이 사이를 오가면서 2골과 1도움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전반에만 3골을 넣고 후반전엔 완급을 조절했다. 이미 벌어진 차이에 조급하게 나설 이유가 없었다.

공격 측면에서도 맨시티의 강력한 압박에 당했다. 맨시티는 57.6%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도 아스널(1개)보다 많은 4개의 경고를 받았고 24번이나 파울을 저질렀다. 아스널의 역습이 시작되려고 할 때마다 파울로 끊었던 것이다. 전방 압박을 강하게 시도하면서도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부진을 설명하는 통계는 또 있다. 전반전 '주포'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은 8번의 터치를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3번이 실점 이후 한 킥오프였다. 오픈플레이에선 5번만 공을 건드렸다는 뜻이다. 오바메양이 맨시티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것은 없었다. 오바메양은 21번의 터치를 기록하고 경기를 마감했다. 여기엔 후반전 킥오프 때 터치 1회가 더해졌다. 오바메양 개인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의 부진 속에 오바메양의 영향력도 크게 작아졌다.

아스널은 최근 홈 6경기에서 3무 3패로 승리가 없다. 1994년 1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조지 그레엄 감독이 이끌던 시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8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장기 집권했던 아르센 벵거 감독 체제에선 단 1번도 없었다는 뜻이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경질됐지만 팀의 무거운 분위기는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질 뒤 프레데리크 융베리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팀은 에메리 감독이 떠난 뒤 1승 2무 2패로 여전히 부진하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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