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식하는 피케(가운데)
'점유율 밀린' 바르사, 승률도 저하…레알 '전방 압박'이 해답?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레알소시에다드가 FC바르셀로나를 괴롭혔다. 라리가 선수드를 걸고 다투는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사의 경기에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점유율 축구'는 감독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바르사의 중심이다. 2019-20시즌에도 라리가에서 평균 61.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뒤를 잇는 팀은 레알마드리드(56.8%), 레알소시에다드(55.3%), 세비야(54.9%)다. 바르사는 패스 성공률에서도 87.8%로 라리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확하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공을 점유하며 공격 기회를 극대화한다. 반대로 상대가 반격할 여지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르사가 이번 시즌 들어 라리가에서 첫 번째로 점유율에서 밀리는 경기가 나왔다. 바르사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아노에타에서 열린 2019-20시즌 라리가 17라운드에서 레알소시에다드와 2-2로 비겼다.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4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점유율 차이는 곧 경기력 차이로 이어졌다. 슈팅 수에서 9-19로 크게 뒤졌다. 메시의 터치 수에서도 경기 내용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메시는 15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100개 터치를 기록했고, 16라운드 마요르카전에선 106번 공을 만졌다. 하지만 소시에다드전에선 이보다 뚝 떨어진 52번의 터치만 기록했다.

레알소시에다드의 적극적인 전방 압박 때문이었다. 레알소시에다드는 최전방부터 강하게 바르사를 괴롭혔다. 젊은 스쿼드가 힘이었다. 이번 경기에 나선 두 팀의 선발 필드플레이어 10명의 나이는 소시에다드가 24.2세, 바르사가 28.9세로 차이가 컸다. 특히 최전방부터 압박한 소시에다드의 공격진, 알렉산더 이삭(20), 포르투(27), 마르틴 외데고르(20), 미켈 메리노(23), 미켈 오야르사발(22)의 평균 나이는 고작 22.4세였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바르사의 수비진을 압박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90분 동안 소시에다드 진영에서 27%, 중원에서 43%, 바르사 진영에서 30% 경기가 진행됐다. 소시에다드가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바르사를 수비 쪽으로 몰아놨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앙투안 그리즈만, 루이스 수아레스, 리오넬 메시가 번뜩인 덕분에 패배를 면했다. 전반 38분 공을 끊어내려던 디에고 요렌테가 루이스 수아레스와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공을 흘린 것이 그대로 역습으로 연결됐고 그리즈만이 마무리했다. 후반 4분에도 중원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던 도중, 절묘하게 수비 뒤로 돌아뛰는 메시에게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패스가 연결됐다. 메시가 수아레스에게 내준 것이 득점이 됐다. 득점 장면자체는 훌륭했지만, 평소 주도권을 잡고 빈틈을 만드는 바르사 스타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전쳊거인 경기 내용에선 레알소시에다드의 손을 들어줄 만했다.

소시에다드전은 바르사를 상대하는 팀들에 실마리를 준다. 전방 압박이 바르사를 괴롭히는 효과적인 전술이란 뜻이다. 2017년 7월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이 부임한 뒤 점유율에서 뒤진 것은 9번째다. 이 9경기에서 바르사는 5승 3무 1패를 기록해 승률은 55.6%다. 반면 발베르데 감독 체제에서 점유율에서 앞섰던 132경기에서 91승 27무 14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68.9%로 크게 높아진다. 패배 비율은 각각 11.1%와 10.6%로 비슷하지만, 바르사는 점유율이 높을 때 무승부가 줄어들고 승리가 늘었다.

전방 압박의 효과는 바르사를 자기 진영에 몰아넣는 것이다. 그 효과는 후방부터 패스의 정확도를 떨어뜨려, 궁극적으론 최전방에 배치된 공격수로 연결을 봉쇄하는 것이다. 바르사가 보유한 최고의 무기 메시, 수아레스 등 공격진이 능력을 발휘할 여지를 최소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소시에다드는 전방 압박으로 패스의 정확도를 낮추고 이를 탈취해 점유율을 높였다.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AS로마에 0-3으로 패할 때도, 2018-19시즌 4강 2차전에서 리버풀에 0-4로 패할 때도 바르사는 자신의 골문 앞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이 두 경기에서 점유율은 비록 바르사가 높았지만, 앞으로 전진하지 못한 것이다.

바르사와 레알은 19일 오전 4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레알 역시 이번 시즌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경기를 장악하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중원에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레알은 지난달 벌어진 파리생제르맹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2-2로 비겼으나 무려 28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킬리안 음바페가 선발 출전, 네이마르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음에도 레알은 이를 잘 제어했다.

레알은 최근 바르사와 치른 '엘 클라시코'에서 2무 4패로 부진하다. 더구나 2019-20시즌 나란히 승점 35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알도 적극적으로 승리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바르사가 점유율에서 밀린다는 것이 곧 패배를 의미하진 않는다. 동시에 바르사를 상대로 밀집 수비를 쌓고 점유율을 내주는 팀들의 방식도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전방 압박은 바르사를 경기 내용부터 효율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방식이다. 소시에다드가 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레알은 어떤 전략으로 바르사 원정을 치를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