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일 감독이 성남을 떠나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성남FC에서 자진 사임한 남기일 (45) 감독이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축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2부리그 강등을 겪은 제주 유나이티드가 남기일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알렸다. 2020시즌을 위한 준비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는 2019시즌 K리그1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된 후 남기일 감독 측과 접촉했다. 제주는 남기일 감독이 성남 잔류 의지를 보이자 구단 최고위층의 지시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남기일 감독이 성남을 떠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남기일 감독은 성남과 2020년까지 계약되어 있었다. 성남에 부임해 1부리그 승격 및 잔류를 이룬 남기일 감독은 성남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다. 성남과 기존 계약 기간을 이행하는 것은 물론, 연장 계약까지 원했다.

남기일 감독은 지난 여름 외국인 공격수 자자 문제로 구단 프런트와 충돌한 뒤, 본인의 발언 등에 대해 프런트에 사과하는 등 갈등 봉합을 위해 노력했다. 

시즌 후반기 들어 1부리그 잔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남기일 감독은 2019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몇몇 주축 선수들과 더불어 자신의 계약 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남기일 감독이 요구한 자유계약(FA) 선수들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남기일 감독의 연장 계약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계약 기간이 남은 다른 주축 선수들도 이탈 기미를 보였다. 

▲ 치밀한 전술로 광주와 성남의 승격 및 잔류를 이끈 남기일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단 전체가 불투명한 계약으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흔들렸다. 그런 상황에도 성남은 견고한 경기력을 보이며 9위로 2019시즌을 마쳤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A그룹 입성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흐름이었으나 남기일 감독 및 FA 선수 재계약 문제라는 내부 혼란 속에 미끄러졌다. 

남기일 감독은 전력의 중심이 되는 선수들과 동행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1부리그 잔류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한 전력 구성 지원 등이 어려운 기류가 흐르자 1년의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스스로 성남을 떠나기로 했다. 

남기일 감독은 승격과 잔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 상위 라운드와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바라보는 더 높은 목표를 갖고 일하길 원했다. 성남에서 이 꿈을 이루길 원했으나 프런트 수뇌부 인력 교체 이후 지지를 받지 못했다.

남기일 감독이 성남에서 물러나자 제주가 다시 남기일 감독 선임을 위해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기일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부천SK에서 선수 생활을 한 인연이 있다.  

광주FC의 승격과 1부리그 잔류, 성남의 승격과 1부리그 잔류를 이루며 특유의 강한 전방 압박과 전투적인 축구를 통해 지도력을 인정 받은 남기일 감독은 창단 후 첫 2부리그 강등의 충격에서 제주를 구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남기일 감독은 현재 취재진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제주 구단 측은 남기일 감독 부임 소문에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답하지 않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남기일 감독은 2020시즌을 위한 제주 유나이티드 운영 구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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