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은 이제 실력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차지해야 한다 ⓒ세인트루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의 계약을 보는 지역 언론의 시선은 일단 호의적이다. 다만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는 선수가 늘 그렇듯, 불안요소도 지적되고 있다. 김광현은 실력으로 그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

지역 최대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8일(한국시간) 김광현과 세인트루이스의 2년 계약(보장 800만 달러·인센티브 300만 달러)을 보도하면서 김광현의 향후 전망을 다뤘다. 종합하면 계약 자체는 합리적으로 기대할 만한 구석이 있지만, 세 가지 불안요소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선발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세인트루이스가 좌완 선발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짚으면서 당초 댈러스 카이클 계약이 거론됐다고 주장했다. 아무래도 올해 오프시즌에 많은 돈을 쓰기는 어려운 세인트루이스의 형편상 류현진이나 매디슨 범가너보다는 카이클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의 결정은 김광현이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은 카이클보다는 저렴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안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면서 “세인트루이스는 은행 잔고를 터는 것보다는 그들의 두뇌에 의존하고 있다. 아마도 연평균 1400만 달러에 카이클을 영입할 수도 있었겠지만 대신 400만 달러의 김광현을 영입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것은 나쁜 계약이 아니다. 합리적인 계약이다. 왼손인 김광현이 불펜에서 투구할 수 있는 유연성 때문”이라면서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김광현의 영입에 ‘가성비’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매체는 “김광현이 시즌 25~30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상상에 마냥 행복하기는 어렵다”면서 세 가지 불안요소를 들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가 뽑은 불안요소는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인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빅리그에서도 통할 것인지, 만 32세가 되는 그가 리그의 혹독한 환경을 견뎌 낼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의 탈삼진 비율과 볼넷 비율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유연하게 통용될 수 있는지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의 수준이 훨씬 높기 때문에 당연히 따라붙는 의심이다.

한편으로는 경쟁도 있을 것이라 점쳤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애덤 웨인라이트로 이어지는 우완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좌완인 김광현이 끼면 구색이 좋다. 다만 올스타 투수이자 팀의 에이스였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마르티네스는 올해 팔꿈치 이슈로 불펜에서 뛰었지만, 언젠가는 선발로 돌아와야 할 선수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건강한 마르티네스라면 가장 매력적인 5선발 자원이다. 만약 카이클과 계약했다면 세인트루이스는 마르티네스를 불펜으로 썼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김광현의 영입은 마르티네스에게는 최대한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마르티네스가 좋아질수록 세인트루이스는 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마르티네스가 선발로 들어온다면 김광현은 앤드루 밀러와 더불어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왼손 릴리프 자원이 될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예상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이닝을 던지기에, 이는 김광현에게 붙어있는 의문부호를 줄여줄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김광현은 어쨌든 실력으로 선발 자리를 꿰차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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