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맨 왼쪽)의 계약이 마무리되면, 안치홍과 김선빈의 FA 시장도 본격 개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꽁꽁 얼어붙었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시장의 가장 큰 퍼즐 중 하나인 오지환(29) 계약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안치홍과 김선빈, 두 내야수를 놓고 고민 중인 KIA도 이제는 움직일 전망이다.

LG는 18일 내부 FA 투수였던 송은범과 2년 총액 10억 원에 계약했다. LG는 이번 FA 시장에서 세 명의 내부 FA 선수가 있다. 이중 송은범과 계약은 마무리했고, 진해수와 계약도 사실상 도장만 찍으면 되는 단계다. 이어 가장 계약 규모가 큰 오지환과도 이번 주에는 계약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LG로서는 금액만 결정하면 된다. FA 협상 줄다리기가 있었던 오지환이 돌연 ‘협상 백지위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LG가 주는 대로 받겠다”는 의미인데, LG는 기존 협상 때 제시했던 금액 정도로 협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인센티브를 포함해 4년 40억 안팎의 계약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백지위임을 했다고 해서 제시액을 깎으면 LG는 업계에서 평판이 추락할 수 있다”며 이 시나리오에 무게를 뒀다.

오지환 계약이 마무리되면, 이제는 KIA가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KIA는 안치홍 김선빈이라는 팀의 주전 키스톤 콤비가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협상은 더디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라고 놀랄 정도다. KIA는 아직 최소 한 선수, 혹은 두 선수 모두에게 ‘확고한’ 구단 제시액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더딘 협상 탓에 불만도 새어 나오는 가운데 오지환의 계약이 뭔가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업계에서는 “안치홍은 오지환보다는 소폭 위, 김선빈은 오지환보다는 아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구단은 물론 에이전시들도 오지환 계약을 기준으로 해 협상 전략을 가다듬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레이스’가 붙느냐다. 일반적으로 선수 측은 한 팀의 제시액을 다른 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한다. KIA가 금액을 부르면, 에이전트들이 타 구단에 접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일각에서는 “KIA가 이런 레이스가 붙는 것을 꺼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그 가능성은 시장 개장 당시보다 더 낮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2루수 보강에 관심이 있었던 LG의 추진 동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역시 중앙 내야수가 필요한 SK 또한 관망 상태다. SK는 지금까지 외부 FA와 접촉하지 않으며 시장만 바라보고 있다. 외부 FA에 관심을 보이는 ‘미지의 팀’이 등장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두 팀 모두 공식 철수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시장이 달아오를지는 미지수다. 이런 경우는 분명 KIA가 유리하다. 그렇다면 이번 FA 시장은 이적생이 하나도 없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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