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손 슈터 유희관이 3점슛을 던지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맹봉주 기자] 포수 미트가 아닌 림을 향해 공을 던졌다.

농구장에 유희관(34)이 떴다.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이 12일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리는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를 보러 온 게 아니다. 선수로 뛰러 왔다.

유희관은 이날 3점슛 대회에 참가 선수로 나섰다. 경기 2시간 전부터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 앉아 기다렸다.

유희관은 "연습을 많이 했다. 결선 진출한 선수들보다 더 많이 넣으면 재밌는 그림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남자농구 공과 여자농구 공이 달라서 변수가 있다. 최대한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스타전 3점슛 대회 참가는 유희관의 농구사랑을 아는 지인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WKBL(여자프로농구연맹)도 유희관의 참가 의사를 듣고 공식 초청했다.

유희관은 "내가 농구를 워낙 좋아한다고 소문이 난 거 같다. 그동안 인터뷰 때 농구 애기도 많이 했다. 이번에 올스타전 3점슛 대회 초청이 와서 기꺼이 받아 들였다. 내가 언제 여자농구 올스타전에 참여할 수 있겠나. 기쁜 마음으로 부산에 왔다"고 여자농구 올스타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 유희관의 3점슛 능력에 선수들도 놀랐다 ⓒ 곽혜미 기자
예전부터 유희관은 농구광으로 유명했다. 중앙대 야구부 시절, 농구부에 있던 김선형(서울 SK),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 등과 자주 농구를 즐겼다. 지금도 일주일에 하루는 농구공을 잡을 정도로 농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유희관은 스스로 "난 내가 농구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좋아하고 자주 한다. 여기 온 팬들과 TV로 보는 분들 앞에서 잘한다면 내 말을 믿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농구 실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예선부터 심상치 않은 슛감을 뽐냈다.

유희관은 야구공을 던질 때와 마찬가지로 왼손으로 공을 던졌다. 야구선수로서 그의 강점인 제구력은 농구에서도 빛을 발했다.

예선에서 유희관이 기록한 9점은 일반인 최고 기록(6점)은 물론 프로선수들인 김한별(6점), 한채진(5점), 김이슬(5점), 노현지(7점), 신지현(8점)보다도 높았다. 동주여고 임정빈과 벌인 3점슛 대결에선 8-2로 승리했다.

청주 KB스타즈의 강아정과 박지수의 팬이라 밝힌 유희관은 "여자농구를 거의 다 본다. 특히 강아정과 박지수의 팬이다. 두 선수가 두산 팬이더라. 야구장에도 많이 와서 마주친 적이 있다"라며 "겨울 스포츠하면 농구 아닌가. 농구 팬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부산이 야구 도시지만, 농구선수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농구 열기가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겨울엔 농구 보고 시즌이 끝나면 야구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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