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길거리에 다녀도 못 알아보는 건 똑같아요(웃음)."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23)에게 1년 사이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이영하는 지난해 선발투수로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면서 29경기, 17승4패, 163⅓이닝, 평균자책점 3.64로 활약했다. 시즌 뒤에는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로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이영하는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내가 원했던 것보다 잘해서 올해 조금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해마다 조금씩 더 잘했으면 좋겠는데, 지난해 생각보다 승수를 많이 쌓았고 운도 따라서 지난해 만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가 지난해만큼 잘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힘들다. 지난해 워낙 잘했으니까. 또 공을 많이 던져서 올해 시즌 끝까지 할 수 있을지 그게 가장 염려된다. 잘 던진 다음 시즌을 본인이 어떻게 준비해서 어떻게 한 시즌을 갈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보직은 올해도 선발을 맡길 생각이다. 

이영하는 김 감독의 염려에 "아직 어려서 괜찮다. 이제 23살이니까"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솔직히 지금 아픈 곳도 없고, 아파도 조금만 관리하면 금방 괜찮아진다. 몸이 아파서 못할 것이라는 걱정은 없다. 아픈 단계까지 안 갈 수 있도록 보강 훈련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아플 거라고 걱정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활약 덕분일까. 이영하는 벌써 두산 신인 투수들의 롤모델이 됐다. 마운드에서 좋은 구위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두산 1차 지명 투수 잔혹사를 끊은 것도 컸다. 그동안 두산 1차 지명 투수들이 계속해서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2군에 오래 머물거나 방출되는 사례가 많았다. 2016년 1차 지명 출신인 이영하는 입단과 함께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걱정을 샀지만, 1군에 데뷔한 지 3년 만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영하는 후배들의 롤모델이란 말을 들으면 웃음부터 나온다고 했다. 아직은 그런 말을 듣기 쑥스럽다는 뜻이었다. 이영하는 "벌써 그런 말이 나오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우리 팀에서 1차 지명을 받고 그동안 안 좋은 단계를 밟은 선수들이 있었다. (2020년 신인 투수 이주엽은) 1차 지명의 책임감을 갖고 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8승과 팀의 통합 우승이다. 이영하는 "지난해는 장난으로 이야기했는데, 막상 (18승에) 가까워지니까 욕심이 생겼다. 올해도 진지하게 18승을 해야겠다는 게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18승을 해보겠다는 마음이다. 지난해보다 잘해서 통합 우승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솔직히 승운이 많이 따랐다. 올해는 내가 잘 던져서 이기는 경기가 더 많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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