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배영수 코치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수 때 쓰던 라커룸과 코치 라커룸이 다른데, 어색하고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배영수(38) 코치는 15일 잠실야구장에 지도자 자격으로는 처음 출근했다. 지난해까지 사용하던 선수 라커룸을 지나 코치실로 향하는 게 어색했다고 밝혔다. 

배 코치는 지난해 두산에서 20년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4차전 '헹가래 투수'로 연장 10회 11-9 승리를 지키며 생애 8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그리고 미련 없이 글러브를 벗었다. 

동료로 지냈던 선수들에게 '코치님' 소리를 들으려니 어색했다. 배 코치는 "선수들이 놀린다"고 말하며 껄껄 웃으며 "지도자로서 첫걸음은 선수들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켜보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아직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배영수 코치에게 2군 투수 보조를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권명철 2군 투수 총괄 코치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길 기대했다. 

배 코치는 "시키는 대로 하려 한다. 내가 신인일 때랑 지금 신인은 다른 것 같다. 선수였을 때는 바로 말을 뱉었다면, 코치는 3번은 삼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준비를 하지 않고 겨울을 맞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족과 한 달 넘게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다 보니 몸무게 10kg이 늘었다. 배 코치는 "얼마나 살이 찔지 궁금해서 찌우니까 10kg이 쪘다. 가족들과 한 달 이상 같이 있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그동안 아이들한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본 것도 색달랐다"고 말했다.

코치로도 우승의 기운을 이어 가겠다고 했다. LG 트윈스 베테랑 박용택이 "부럽다"고 했다고 전하자 배영수는 "부러워해야 한다. 내가 8번 우승하는 동안 한 번도 못했으니까"라고 농담을 던지며 껄껄 웃었다. 

이어 "(박)용택이 형도 개인 기록은 해볼 만큼 해봤다고 생각한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우승은 우리가 해야 한다. 나는 우승 복이 많은 편인 것 같다. 용택이 형도 기회는 있었다. 형도 잘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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