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소피아 케닌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소피아 케닌(21, 미국, 세계 랭킹 15위)가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호주에서 장식했다.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인 케닌은 가르베니 무구루사(26, 스페인, 세계 랭킹 32위)를 꺾고 호주 오픈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케닌은 1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열린 2020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무구루사에게 세트스코어 2-1(4-6 6-2 6-2)로 역전승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케닌은 '아메리카 드림'을 위해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했다. 주니어 시절 미국 테니스의 미래로 기대를 모은 케닌은 지난해 1월 호주 호바트 인터내셔널에서 처음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스페인 말로카 오픈과 중국 광저우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케닌은 WTA 투어 프리미어급 대회 단식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다. 복식에서는 지난해 중국 오픈에서 베타니 매텍-샌즈(미국)와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16강에 진출한 것이 케닌이 기록했던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2018년 호주 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그는 지난해 2회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에서 케닌을 우승 후보로 점친 이는 드물었다. 1회전부터 순항한 그는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애슐리 바티(23, 호주)를 물리쳤다. 결승전에서 만난 이는 2016년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과 2017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무구루사였다.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그는 이후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케닌은 18년 만에 시드권 없이 호주 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 가르비네 무구루사와 맞붙은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소피아 케닌 ⓒ Gettyimages

세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에 도전한 무구루사는 케닌의 다양한 변칙 플레이에 시종일관 고전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아쉬운 범실로 흔들린 무구루사는 세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타이틀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케닌은 무구루사와 상대 전적에서 2승 무패로 우위를 보였다.

무구루사는 1세트에서 첫 게임을 잃었지만 이후 내리 3게임을 잡으며 3-1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치명적인 더블 폴트가 나오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자칫 흔들린 위기에 몰린 무구루사는 이어진 9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5-4로 한 걸음 달아난 무구루사는 이어진 서비스게임을 지키며 1세트를 따냈다.

반격에 나선 케닌은 2세트에서 먼저 브레이크하며 3-1로 리드했다. 강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적극적인 경기를 펼친 케닌은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무구루사는 뒤늦게 2-4로 추격했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케닌은 2세트를 6-2로 손쉽게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2020년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아쉬워하는 가르비네 무구루사 ⓒ Gettyimages

3세트 2-2에서 케닌은 브레이크를 허용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5번째 게임을 지켜냈다. 무구루사는 6번째 게임에서 치명적인 더블 볼트를 범하며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잃었다.

4-2로 앞선 케닌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에서 무구루사를 압도한 케닌은 5-2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강서브가 장점인 무구루사는 이 경기서 무려 8개의 더블 폴트를 하며 무너졌다. 벼랑 끝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무구루사는 더블 폴트로 매치 포인트를 헌납했고 케닌이 호주 오픈 여자 단식의 우승자가 됐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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