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기 헤어밴드를 하고 활짝 웃고 있는 키움 내야수 테일러 모터.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창단 첫 대만 1군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1일 가오슝 국경칭푸야구장.

야수들이 점심을 먹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온 오후 더그아웃에 눈에 띄는 '태극기 무늬'가 있었다. 올 시즌 키움과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입단한 내야수 테일러 모터(31)가 태극기가 그려진 헤어밴드를 하고 환하게 웃으며 선수들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던 것.

모터는 올해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30명 중 최저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시즌 동안 143경기에 출전해 10홈런 42득점 37타점 타율 0.191을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9시즌 동안 735경기 81홈런 387득점 344타점 타율 0.258의 성적을 남겼다.

이날 모터의 헤어밴드를 본 선수들은 "멋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줬다. 마정길 불펜코치는 모터를 본 뒤 통역에게 "나도 저 헤어밴드를 갖고 싶다고 전해달라"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동료들과 처음으로 함께 훈련을 하는 날 쓰고 나온 '태극기 헤어밴드'는 모터의 노력이었다.

본격적인 오후 훈련을 앞두고 만난 모터는 "미국에서 원래 헤어밴드를 한 회사에 주문해서 쓰곤 했는데 내가 한국 팀에 간다고 하니 특별히 이 헤어밴드(태극기 무늬)를 마련해 줬다. 오늘 훈련 첫날이고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만큼 빨리 적응하고 새 문화를 받아들이자는 의미로 해봤다"고 말했다.

▲ 타격 훈련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터(왼쪽)와 박병호. ⓒ고유라 기자

모터는 헤어밴드 말고도 남다른 친화력을 과시했다. 타격 훈련 틈틈이 같은 조에 있던 박병호, 김하성 등에게 "서울에서 태어났냐"고 물으며 먼저 다가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캠프 첫주는 야구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또다른 가족인 팀 동료들을 알아가는 것이 목표다. 원래 흥이 넘치는 성격인데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항상 웃고 즐거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키움이 밝힌 모터의 장점은 간결한 타격과 멀티 포지션 수비다. 모터는 "어디에서든 수비를 볼 수 있다. 공격에서도 2루타를 치든 안타를 치고 도루를 하든 2루 이상을 갈 수 있다. 아니면 홈런을 칠 수도 있다. 열심히 뛰고 재미있는, 기회를 잘 만들어가는 선수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모터는 이어 "조쉬 린드블럼, 에릭 테임즈 등 한국에서 뛴 뒤 미국에서 다시 성공한 선수들을 봤고 멜 로하스 주니어와는 친분이 있다. 제리 샌즈와도 잠깐 같은 팀에 있었다. 한국에서 성공해서 미국, 일본에서 더 큰 기회를 얻어도 좋겠지만, 현재 나의 목표는 키움에서 캠프를 잘 치른 뒤 시즌을 잘 보내고 팀이 우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은 내외야 멀티 야수인 모터를 영입하면서 3루 자원, 그리고 코너 외야 자원들이 덩달아 경쟁 모드에 들어가길 바라고 있다. 모터는 기본적으로 3루수를 맡을 예정. 그는 "3루는 나에게 매우 편안한 곳이다. 사실 수비에서 편하지 않은 곳은 없다"며 큰 자신감을 보이고 인터뷰를 마쳤다.
▲ 수비 훈련 중인 모터.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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