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수들의 배팅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KIA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는 1일(한국시간)부터 비가 계속 내렸다. 양도 제법 많았다. 

지난달 30일 출국한 KIA는 현지 적응 시간을 거쳐 2일부터 첫 훈련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꽤 많이 내린 비가 장애물이었다. KIA는 당초 테리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오전 훈련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대체했다. 오후에는 비가 그친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웨이트트레이닝은 그라운드 훈련 이후 진행될 예정인데 일정을 바꾼 셈. 그런데 예보와 달리 비는 계속 내렸다. 

비의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전날부터 계속 내린 탓에 경기장 정비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다만 기술훈련을 제외하고 비를 맞지 않는 선에서 나머지 오후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투수들은 러닝 등 가벼운 컨디셔닝 훈련 위주로, 야수들은 가벼운 타격 훈련 위주로 주어진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버스를 탔다.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움직인 것은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와 함께 선수들보다 한참이나 먼저 경기장에 나왔다. 곳곳에 비가 고인 경기장 시설을 꼼꼼하게 확인했고, 그에 맞춰 훈련 일정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후에도 윌리엄스 감독은 투수와 야수 훈련장을 오가며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바라봤다.

열정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대개 훈련 일선에는 감독들이 잘 나서지 않는 경우들이 많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최전선에서 선수들과 호흡했다. 이동 중 비를 맞는 경우도 있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수들과 거리를 최대한 좁히려고 하는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과 손을 마주하며 스킨십에 나섰다. ‘호랑이 이미지’에 처음에는 어려워했던 선수들도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 듯했다. 

야수들의 훈련이 시작되자 곧바로 ‘배팅볼 투수’가 됐다. 비가 내린 탓에 많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배팅 게이지로 몰려 어수선한 분위가 될 수도 있었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등장에 긴장감이 흘렀다. 감독이 진지하게 공을 던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훈련 분위기가 싹 잡혔다. 한참 후 공을 손에서 놓은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을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위더마이어 코치 또한 큰 소리와 함께 활발하게 움직이며 훈련 분위기를 주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 시간을 고대했을지 모른다. 감독 선임 후 팀의 마무리캠프를 지휘한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으로 돌아가 2020년 구상을 그렸다.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조계현 단장 등 프런트와 끊임없이 소통했다. 캠프를 찾은 조 단장은 “수시로 의견 공유가 이뤄졌다. 감독이 선수들 영상도 계속 요청했다”면서 “캠프 전체 계획도 윌리엄스 감독이 다 짰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선수만 55명이라는 매머드 캠프가 만들어졌고, 윌리엄스 감독은 그 시간을 하나도 낭비하지 않으려는 듯 움직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오늘은 비가 오기 때문에 가볍게 훈련을 하고,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훈련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선수들의 의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KIA 일부 선수들은 현지 적응시간이자 휴식일이었던 31일에도 경기장에 나와 훈련을 했다. 날씨도 당분간은 비 예보가 없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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