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과 첫 미팅에서 선수로서의 '기본 자세'를 강조한 맷 윌리엄스 KIA 감독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빨래를 잘하자”

맷 윌리엄스 KIA 신임감독은 2일(한국시간) 팀의 전지훈련 첫 일정을 앞두고 선수단을 잠시 만났다. 선수만 55명에 이르는 초대형 캠프를 앞두고 감독이 선수들 앞에 섰으니 긴장감이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외국인 감독이라 선수들이나 프런트 또한 감독이 어떤 성향인지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마무리캠프를 팀을 지휘한 적은 있지만, 윌리엄스 감독을 처음 만난 선수들도 있었다. 사실상 모든 게 원점부터, 또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윌리엄스 감독이 선수단에 내놓는 ‘첫 메시지’에 큰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대개 감독들은 첫 만남에서 자신의 지휘 방향을 설명하는 등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기 마련이다. 선수들도 귀를 쫑긋이 세웠다. 그런데 윌리엄스 감독의 첫 마디는 의외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빨래를 잘하자”고 했다. 사실상 선수들에게 내놓은 첫 지시사항이 예상치 못했던 ‘세탁룰’이었던 셈이다. 

대개 캠프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세탁을 하지는 않는다. 세탁물을 모아놓으면, 현지 직원들이 이를 모아 한꺼번에 처리한다. 캠프를 진행하다보면 간혹 이 시간을 놓치는 선수들도 나오기 마련인데 윌리엄스 감독은 그럴 경우의 세세한 룰까지 마련해 선수단에 재각인을 시켰다. 한 베테랑 선수는 “이미 구단에서 공지한 사안이기도 했다. 메시지는 비교적 간단했지만, 감독님은 빨래를 넘어 작은 것부터의 약속을 강조하신 게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처럼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의 ‘룰’을 설명하는 데 첫 대면의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일상 생활에서의 ‘자세’도 이야기하셨다”고 입을 모았다. 예상과 달리 일상 생활에서의 세밀한 이야기를 해 놀랐다거나, 감독이 마냥 엄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마냥 선이 굵다는 이미지가 있는 윌리엄스 감독의 스타일을 얼핏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낯선 동양 리그에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은 기존 KBO리그 감독들보다는 조금 더 진보적인 성향으로 팀을 이끌었다. 윌리엄스 감독도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특히 ‘공격적’ 성향에서 공통점이 있다. 조계현 KIA 단장도 “야구 스타일은 굉장히 공격적이지만, 실제 성격은 굉장히 친화적”이라고 했다.

외국인 감독도 성향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감독마다 색깔에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첫 미팅에서 다른 외국인 감독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KIA에 새로운 리더십이 도착했다. 팀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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