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평 속에 1군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김정빈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구위는 좋았다. 이미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전광판에는 스트라이크가 아닌, 자꾸 볼이 올라갔다.

SK 좌완 김정빈(26)은 지난해 11월 열린 캔버라 유망주캠프 당시에도 항상 자신을 가로 막았던 장벽을 넘지 못하던 중이었다. 좌완으로 140㎞대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고 있는데다 체인지업은 리그의 ‘체인지업 장인’들도 모두 인정할 정도로 확실한 무기였다. 그런데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30개를 던지면 20개는 볼이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김태훈은 그 대체자 ‘0순위’였다. 불펜에 새로운 좌완을 찾아야 하는 SK는 김정빈에 매달렸다. 염경엽 감독부터 김정빈의 제구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투구폼과 접근법에 열을 올렸다. 김정빈은 “캔버라에 다녀온 뒤 쉬지도 않고 바로 인천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캔버라 캠프 때 코치님들이 말씀해주신 것을 위주로 반복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 효과가 있었을까. 불과 세 달 사이, 김정빈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있다. 140㎞대 중반의 빠른 공, 그리고 위력적인 체인지업은 그대로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됐다는 것이다. 30개 중 20개가 볼이었던 이 투수는, 이제 20개는 스트라이크가 되는 투수로 바뀌었다. 코칭스태프의 칭찬이 이어졌고, 이제 기본기가 선수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롤모델’이 됐다. 

김정빈은 “체인지업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카운트를 빠르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패스트볼에 자신은 있다 보니 최대한 스트라이크 존안에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왼손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슬라이더도 틈틈이 연습 중”이라고 했다. 노력은 결실이 있었다. 김정빈은 베로비치 1차 캠프를 마무리하기 전 라이브피칭과 연습경기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정빈을 아는 모든 선수들은 “제구만 되면 당장 1군에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김정빈은 이제 1군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선발로 뛴 경험이 있어 1이닝 이상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고,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는 점은 대단한 메리트다. 이 상승세를 실전에서 이어 갈 수 있다면, SK는 또 다른 1군 좌완 선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직 욕심이 많다. 김정빈은 “선수를 볼 때 좋은 것을 잘 보는 스타일이다. (김)태훈이형, 택형이, 승건이도 계속 보면서 ‘나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모기처럼 다 빼먹으려고 하고 있다”고 웃었다. 하지만 김정빈도 다른 선수들로부터 ‘무엇을 했길래 저렇게 달라졌을까’는 연구 대상이 됐다. 김정빈은 “감독님 주시는 보직에서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와 함께 이제 애리조나 실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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