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시즌 개막일이 연기됨에 따라 현장도 컨디션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가 결국 2020년 개막일을 미뤘다.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선수단을 관리해야 하는 코칭스태프의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KBO는 10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일을 4월 중으로 늦췄다. 당초 3월 28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전국적으로 비상이 걸린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 KBO 이사회는 이날 개막일을 확실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4월 중”이라고만 발표했다. 미래에서 오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현장은 이미 대혼란이다. 전지훈련 일정부터 그랬다. 10개 구단이 모두 해외 전지훈련 연장을 원했지만 뜻을 이룬 팀은 2개 팀(롯데·KIA)뿐이다. 오히려 LG·삼성·키움은 항공편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시범경기 일정이 일찌감치 모두 취소되면서 구단의 시즌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간 한 번도 없었던 사태다. 이 사태에 대비하는 노하우가 있을 리 없다.

대개 구단들과 선수들은 전지훈련, 시범경기, 그리고 시즌 초반까지 내다보고 컨디션 관리 계획을 짠다. 이것은 어느 정도 루틴이 있다. 10개 구단의 관리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우왕좌왕하는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의 차이는 시즌 초·중반 레이스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된다. 당장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각 구단별로 아이디어가 총출동하고 있다. 한 코치는 “개막일이 연기되더라도 정확하게 정해져 있으면 사실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빨리 올릴 수도, 그렇다고 너무 늦게 올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여러 방안을 놓고 최선을 고를 수밖에 없는데 아마도 구단별로 방법이 다를 것이다. 어느 방법이 옳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오랜 기간 훈련을 한 선수들의 분위기가 처지는 게 가장 큰 문제다”고 우려했다. 

선수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한 선수는 "보통 캠프는 4일 정도 훈련을 하면 하루를 쉰다. 시범경기도 일주일에 6경기를 하기 때문에 그 시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정규시즌에 맞는 바이오리듬을 찾아 간다"면서 "올해는 시범경기가 없다. 똑같이 관중이 없어도 시범경기와 청백전은 또 다르다. 상대 전력 파악의 기회도 없다. 캠프가 끝난 뒤 정규시즌 개막 사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리듬과 사이클 관리가 쉽지 않다고 본다. 선수들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구단 사령탑들은 최악의 경우인 ‘시즌 단축’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한 구단 감독은 “야구계 구성원들이 원한다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여론도 봐야 하고, 정부 대처도 봐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이상 시즌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시즌 단축 가능성이 높아진다.

144경기를 할 때, 128경기를 할 때, 108경기를 할 때 모두 시즌 운영이 완전히 달라지기 마련이다. 선수단 컨디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행여 있을지 모를 시즌 단축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코칭스태프 능력에 상당 부분 좌우될 것이다. 사령탑들의 ‘WAR’을 실감하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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