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정운찬 총재가 이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BO가 내심 기다렸을 결정이 나왔다. 24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의 1년 연기에 합의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개막을 4월 말로 늦춘 KBO리그가 시즌 단축 없이 720경기, 팀당 144경기 '정상 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됐다.

KBO는 지난 3일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 개막 연기 가능성을 열어놨다. 단 시즌 단축 논의는 전혀 없었다. 

당시 류대환 사무총장은 시즌 단축에 대한 논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참석한 단장들 모두 144경기 유지로 의견을 모았다.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를 해서라도 144경기는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야구 경기와 연계된 경제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시즌 단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막 연기가 확정된 10일 이사회에서도 '144경기 사수' 목표는 달라지지 않았다. 예년보다 촘촘한 일정, 올스타 브레이크 생략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을 축소하는 한이 있어도 144경기는 지키려 했다.

144경기는 각종 광고 계약, 중계권 계약 등을 포함한 야구 관련 비즈니스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지노선과도 같았다. 무관중 경기를 해서라도 144경기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는 단순히 눈앞의 수익만 감안한 결론이 아니었다. KBO리그의 산업화와 직결되는 문제였다. 

▲ 24일 열린 KBO 이사회. ⓒ 곽혜미 기자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남아 있고, 의심 증상 선수가 1명만 나타나도 팀 훈련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에서 KBO도 마냥 144경기를 고집하기는 어려웠다. IOC가 정상 개최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으면서 KBO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24일 이사회가 열렸을 때만 하더라도 올림픽 연기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USA투데이의 단독 보도로 연기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류대환 사무총장은 "올림픽이 진행되면 경기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지금은 올림픽 변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그런데 꿈쩍도 않던 아베 총리와 IOC가 올림픽 1년 연기에 합의하면서 KBO는 앉은 자리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7월 24일에서 8월 10일까지 18일간 잡혀있던 올림픽 브레이크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KBO는 이 기간에 월요일을 휴식일로 놓는다고 해도 팀당 최대 15경기를 더 열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올스타전을 개최하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과거처럼 4일간(금요일~월요일) 둔다고 해도 팀당 12경기를 추가할 수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라 144경기 체제가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가능성은 분명 커졌다. 4월말 개최만 지켜진다면 올해도 144경기 페넌트레이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일본 프로야구는 올림픽 브레이크가 사라지면서 포스트시즌 정상 진행이 가능해졌다.

NPB는 4월 24일을 2020년 시즌 개막일로 잠정 결정하면서 포스트시즌 축소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와 파이널스테이지를 줄여 팀당 143경기를 전부 치르겠다는 계산이었다. 올림픽 1년 연기로 기존 포스트시즌 일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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