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클로젯'의 하정우.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개인정보 해킹 및 협박 피해를 당한 배우 하정우와 해킹범 사이의 대화 내용이 공개돼 화제다.

20일 디스패치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그달 20일까지 하정우와 해킹범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자신이 블랙해커의 일원이라며 스스로를 '고호'로 칭한 해킹범은 하정우의 휴대전화, 이메일, 문자 메시지를 해킹했다며 이를 빌미로 15억 원을 요구했다.

하정우는 처음 협박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12월 3일 "저도 성실히 진행할 테니 너무 재촉하거나 몰아붙이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처음 답장한 이래 해킹범와 꾸준히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에 따르면 하정우는 꾸준하고 성실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한편 관련 정보를 파악했다. 해당 해킹범는 가수, 방송인, 정치인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거액을 받았다면서 하정우에게 15억 원을 요구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백두산'이 개봉하는 12월 19일을 'D데이'로 잡고 협박을 이어갔다.

그러나 하정우는 해킹범과 대화를 주고받는 와중에 이를 경찰에 신고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의뢰했다. 동시에 액수 협상하는 척 시간을 끌며 수사 시간을 벌었다. 해킹범이 13억으로 가격을 낮추며 협상을 제안하자 하정우는 금감원 등을 언급하며 해킹범을 긴장시켰다.

▲ 하정우 ⓒ한희재 기자
하정우의 대처가 경찰 수사에 직접 도움이 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정우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된 데다, 하정우는 해킹범이 2018년 11월 이전 클라우드 백업 자료만을 가지고 있고, 카톡 대화 외에 사진, 영상, 문자, 주소록 등을 가지고 있다는 점, 해킹범과의 대화 등에 착안해 과거 받았던 '삼성 계정 로그인 알림'이란 메일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는 해커의 범죄 수법을 파악하는 단서가 됐다고 전해졌다.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하정우가 해킹범과 이른바 '밀당'을 하며 남긴 답변 등도 화제가 됐다. "오늘 제가 14시간 일했어요. 우리 편히 자고 다음 주에 이야기해요." "하루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는데",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해. 아님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 보든가" 등이다. 하정우는 펭수 이모티콘을 남기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하정우 원맨쇼나 다름없었던 영화 '더 테러 라이브'를 선보였던 하정우가 리얼 '더 해커 라이브'를 찍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하정우 해킹 피해 관련, 해킹범 일당 중 2명이 연예인 8명을 협박, 이가운데 5명으로부터 총 6억1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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