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윤석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홈런이 필요해서 데려온 타자는 아니잖아요. 베테랑 선수가 주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거죠."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올해 내야수 윤석민(35)에게 개인 성적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11월 포수 허도환과 현금 2억 원을 kt에 내주며 윤석민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내야 보강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윤석민은 연습 경기 4경기에서 11타수 8안타(타율 0.727) 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연습 경기 표본이 적긴 하지만, kt 위즈에서 뛴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오름세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 63경기, 타율 0.231(169타수 39안타) 2홈런, 17타점에 그쳤다. 8월 초에 2군으로 내려간 뒤로는 시즌 끝까지 1군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염 감독은 윤석민이 연습 경기에서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하는 것과 관련해 "kt 윤석민과 지금 윤석민은 다르다. 좋았을 때 감을 찾아갈 때 경험이 있으니까 더 빠를 수 있다. 지금 그런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안타를 많이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의 성장에 보탬이 되길 바랐다. 염 감독은 "윤석민과 채태인은 홈런이 필요해서 데려온 선수들이 아니다. 베테랑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효과를 내는 타격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코치진과 같은 생각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이미 로맥과 최정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빼고 휴식을 줘도 헐겁지 않은 타선을 구축하고 싶었다. 윤석민과 채태인은 상대에게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타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윤석민에게 가장 기대한 것은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이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을 이끌면서 승부처에서 믿고 대타 카드로 낼 수 있는 베테랑을 향한 갈증을 느꼈다. 

염 감독은 "대타 요원으로 어린 선수를 키울 수는 없다. 대타는 보통 경기 클라이맥스에 승패를 결정지을 때 나선다. 젊은 선수를 대타로 키우는 게 의미도 없고, 성공률도 떨어진다. 좋은 육성 문화로 가기 위해서도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베테랑이 뒤를 받쳐주는 게 좋다"며 윤석민에게 원하는 몫을 확실히 짚어줬다. 

모의고사에서는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윤석민은 27일 두산 베어스와 연습 경기에서 0-7로 뒤진 8회말 무사 1루에서 좌익수 왼쪽 안타를 때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한동민이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3루 주자 김강민이 득점했고, 1사 1, 2루에서 로맥의 좌월 3점포가 터져 단숨에 4-7로 따라붙었다. 윤석민은 9회말 무사 1루에서도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날리며 1점 더 따라붙는 데 기여했다. SK는 5-7로 졌지만, 윤석민 효과는 확인했다. 염 감독은 이 흐름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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