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강백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한화 중견수 이용규는 일찌감치 수비를 포기했다. 백스크린 직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타구. 그러나 강백호의 위력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백스크린 수준이 아니라 수원 kt위즈파크 중앙 담장 뒤에 설치된 '스포츠펍' 건물 가장 높은 곳을 때리고 떨어졌다.

강백호가 왜 KBO리그 최고 수준의 미래가치를 지닌 선수로 인정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타구였다.

강백호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무려 4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7타점을 기록했다. kt는 강백호의 불방망이에 힘입어 한화의 추격을 버텨내고 15-13으로 이겼다.

수비에서는 원바운드 송구 처리에 애를 먹었던 강백호지만 타석에서까지 지난 장면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타자 강백호와 1루수 강백호는 완전히 독립한 자아처럼 느껴질 정도. 수비 실수를 의식하다 타석에서까지 악영향을 받는 인상은 전혀 없었다.

5회 날린 홈런은 목측 비거리가 135m나 나왔다. 중앙 담장까지 거리가 가장 먼 잠실구장이었어도 백스크린을 넘어 전광판 하단을 직접 때릴 만한 초대형 홈런이었다.

▲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는 강백호. ⓒ 곽혜미 기자
미국 ESPN 칼럼니스트 카일 맥대니얼에 따르면 강백호의 미래 가치는 50점으로 이정후(키움, 55점)에 이어 KBO리그 2위다. 이정후 강백호 외에 50점대 미래 가치를 지닌 선수는 한국에 없다. 일본 프로야구로 범위를 넓혀도 극소수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한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가 55점으로 이정후와 동급이다. 지난해 18세 이하 청소년 야구월드컵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았던 사사키 로키(지바롯데)와 오쿠가와 야스노부(야쿠르트), 그리고 퍼시픽리그 타격왕 모리 도모야(세이부)가 50점으로 강백호와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슈퍼컴퓨터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ZiPS프로젝션을 고안한 댄 짐보스키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KBO리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 예상 성적을 다룬 칼럼에서 강백호를 주목했다. "강백호는 90마일 중반 직구까지 던질 수 있는 '투타 겸업' 기대주였으나 구단에서 투수 출전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예상에 따르면 강백호는 타율(0.288)뿐만 아니라 출루율(0.357)까지 높은 예측치가 나왔다. OPS로 보면 박병호(키움) 양의지(NC)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에 이어 4위. 나이는 '톱4' 가운데 가장 젊어 타격 능력만 봤을 때는 미래 가치가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다. 데뷔 3년째인 강백호가 어느새 리그 MVP급 타자들과 견줄 만큼 대성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