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롯데 민병헌(왼쪽)과 안치홍.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조금 있으면 부산 사투리를 쓰겠던데요?”

쓸데없는 걱정이었을까.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둥지를 옮긴 FA 내야수 안치홍이 미디어데이에서 깜짝 등장했다. 옛 동료의 안위를 걱정하는 친정 식구의 진심 어린 당부가 나오면서였다.

KIA 주장 양현종은 3일 공개된 미디어데이 도중 롯데 주장 민병헌에게 “롯데 선수들에게 부탁을 하나 하고 싶다. (안)치홍이는 숫기가 없는 선수다. 소심한 성격이다. 그래도 친해지면 말이 많아지니까 먼저 다가가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9년 데뷔해 KIA에서만 뛴 안치홍은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2년 FA 계약을 맺었다. 친정을 옮기기까지 고민이 컸지만, 자신을 더욱 원하는 곳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펼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친정 동료들의 마음은 여전히 안치홍을 향해 있었다. 양현종은 “치홍이는 경기 성적이 좋지 않으면 표정이 어두울 때가 있다. 그때는 소주 한 병 들고 가면 수다맨이 된다”면서 안치홍을 위로하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이를 유심히 듣던 민병헌은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양현종의 걱정과 달리 안치홍이 롯데에서 너무나도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병헌은 “내가 잘못 들은 것 같다. 오히려 안치홍이 라커룸을 휘젓고 다닌다.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조금 있으면 부산 사투리도 쓸 것 같다”면서 “연습경기에서 계속 잘해서인지 표정도 밝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