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주장 최정 ⓒ KBO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SK 와이번스 주장 최정이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졌다. SK의 우승 공약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주장 선수들은 2일 온라인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5일 어린이날 개막을 앞두고 진행한 '화상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에는 9명만 남아 있었다. 녹화에 앞서 여러 차례 점검했지만, 우승 공약 발표를 앞두고 SK와 화상 전화 연결이 끊어졌다. 녹화는 그대로 끝났고, 3일 방송에서 SK의 우승 공약은 확인할 수 없었다. 

옥에 티를 남기긴 했지만,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화상 미디어데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를 남겼다. 10개 구단 감독과 주장은 조금은 낯선 진행 방식에도 천천히 적응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올해는 팀마다 다양한 공약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감동부터 재미까지 모두 잡았다. 

대구가 연고지인 삼성의 박해민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아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힘쓴 의료진을 언급했다. 그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한번도 가을 야구를 못해서 4위를 목표로 하고 싶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개막할 수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많은 의료진이 노력한 덕분이다. 우승 공약으로 의료진을 모시고 1박2일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약이 대부분이었다. 한화 이용규는 "우승한다면 나와 (송)광민이 형, (김)태균이 형 셋이서 팀 마스코트인 위니, 비니, 수리 탈을 쓰고 상의를 벗고 팬들께 귀여운 율동을 1분 동안 보여주겠다"고 했고, 키움 김상수는 "고척돔에서 팬들과 1박2일 캠핑을 하고, 장기자랑 콘서트도 하고 싶다. 주장인 내가 먼저 나서 장기자랑을 하면 후배들도 따라줄 것"이라고 말했다. 

KIA 양현종은 "개인적으로 징크스는 믿지 않지만, 2017년 우승 공약이었던 걸그룹 댄스를 다시 하겠다. 1992년생 친구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을 필두로 하겠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NC 양의지는 팬들이 경기장에서 무료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는 "구단과 상의를 마쳤다. 우승하면 다음 시즌 개막전 무료 티켓을 쏘겠다"고 했다. 

두산 오재원은 본인을 위한 공약을 내걸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우승이 당연히 목표다. 지난해 선수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올해는 도움을 많이 주는 게 목표고, 우승하면 아직 유럽을 안 가봐서 수고한 나 자신을 위해 유럽에 다녀오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가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오재원은 "아 맞다, 그 생각을 못했다"고 답하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kt와 LG, 롯데는 구체적인 공약을 밝히진 않았다. 팬들의 의견을 들어보거나 구단, 선수단과 상의해서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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