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이영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두산 이영하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등판해 6.1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면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그러나 이날 KBO 공식기록원이 2실점 중 자책점을 0점으로 기록하면서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문자중계를 하는 포털사이트에도 경기가 끝난 뒤에도 2실점을 모두 비자책점으로 표기했다.

결국 경기가 끝난 한참 뒤에 0자책점은 1자책점으로 수정되기에 이르렀다. 자책점을 구하는 이닝의 재구성 과정에서 기록원의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이닝은 6회말이었다. 5-0으로 앞선 6회말 LG 선두타자 정근우가 몸에 맞는 공(사구)로 나갔다. 이어 김현수의 중전안타로 무사 1·2루. 여기서 로베르토 라모스의 2루수 앞 땅볼이 나왔다. 2루 근처로 가는 공이어서 2루수 최주환이 더블플레이를 노리며 글러브를 갖다 댔지만 공은 글러브 안에 들어가지 않고 손바닥 부분에 부딪치면서 그라운드로 굴렀다. 무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자책점을 따질 때 실책이 나오면 이닝을 재구성을 해야한다. 수비수의 실책이 없었다는 가정을 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실제로는 병살도 가능했을 상황이라도, 이닝의 재구성 시에는 병살을 가정하지 않는다. 더블플레이를 성공했을지, 더블플레이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실책이 나왔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1루주자 김현수가 2루에서 포스아웃된 것으로만 간주한다. 따라서 실제로는 무사 만루가 됐지만, 투수의 자책점을 구할 때에는 이 상황을 1사 1·3루로 보는 것이다.

이어 채은성의 3루 땅볼이 나왔고, 3루수 허경민이 홈으로 던진 공은 포수 박세혁에게 전달돼 3루주자가 포스아웃됐다. 이때 포구 과정에서 박세혁의 오른발이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진 듯하자 LG가 비디오판독까지 요구했지만 원심 그대로 아웃으로 판정됐다. 송구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3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홈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았다.

실제 상황은 1사 만루. 여기서 다시 이닝의 재구성을 이어가야 한다. 앞서 라모스 타구 때 최주환 실책이 없었다면 김현수는 2루에서 포스아웃이 됐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채은성 타구 때는 3루주자 정근우가 홈에서 아웃됐다. 결국 최주환의 실책이 없었다면 2사 주자 1루(채은성)와 2루(라모스)로 재구성 돼야하는 상황이었다.

이때(실제 1사 만루 상황) 타석에 등장한 박용택이 좌전안타를 때렸다. 3루주자 김현수와 2루주자 라모스가 동시에 홈을 밟아 LG가 2점을 얻었다. 찬스는 다시 1사 1·2루로 이어졌고, 김민성이 3루수 앞 병살타를 때리면서 이닝이 마감됐다.

그런데 기록원이 이 부분을 착각하면서 이영하의 2실점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한 것이다.

경기 도중 이에 대해 기자실 내에서 기자들끼리 “이것이 왜 모두 비자책점이냐”는 논쟁이 붙었고, 경기 후 기자가 기록원실에서 함께 이닝을 재구성하면서 결국 1점은 자책점으로 정정되는 것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기록원의 판단 실수였다.

다시 이닝을 재구성하자면, 박용택의 안타 때 3루주자 김현수는 이미 최주환의 실책이 없었다면 2루에서 포스아웃된 주자이기 때문에 김현수의 득점은 이영하의 비자책점이 된다. 그러나 2루주자 라모스는 어떤 상황을 놓고 보더라도 아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그렇다면 라모스의 득점은 이영하의 자책점으로 기록돼야 마땅하다. 6회에 실책이 없었다면 2사 1·2루에서 박용택이 타석에 들어섰고, 좌전안타 때 2루주자 라모스가 득점을 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이영하는 평균자책점 0.00에서 1.42로 정정됐다.

그러나 이영하는 잠실구장에서만 17연승(2018년 8월 2일 이후)을 올려 앞으로 잠실 1승을 추가하면 조쉬 린드블럼과 타이를 이루며 역대 공동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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