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타구가 정타였다. 주자를 쌓아두고 오재일에게 2루타, 최주환에게 홈런을 맞아 실점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LG는 송은범의 5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2-5로 졌다.
송은범의 선발 전환은 궁여지책에 가까웠다. 지난해 4~5선발로 활약했던 선수들은 믿음을 주지 못했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났거나 징계를 받았다. 송은범이 다시 선발투수에 도전한 배경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호주에 갔을 때 선발 두 명이 빠진 자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송)은범이가 생각났다. SK와 한화에서 선발을 했었다. 청백전에서는 실점이 없었다. 구속도 140km 중반까지 나오고 제구가 된다. 일단 먼저 선발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일언 코치는 송은범이 선발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다시 불펜에서 기용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남은 선발 카드 중에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로테이션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제 LG는 넉 장의 카드를 남겨뒀다. 우선 7일에는 정찬헌이 선발 등판한다. 정찬헌은 경추 석회화 제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 연투가 어렵다. 데뷔 시즌이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날짜로는 4255일 만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다음은 9일 NC전 선발 임찬규다. 청백전 기간 노출한 불안감을 연습경기에서 극복했다. 여기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그 뒤는 신인 차례다. 각각 5일과 6일 1군 데뷔전을 치른 김윤식과 이민호가 예비 선발로 꼽힌다.
이들 가운데 한 명만 자리를 잡아도 다음 주부터는 숨통이 트인다. 8일 타일러 윌슨, 10일 케이시 켈리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면 LG의 강점 '특급 3선발'을 자랑할 수 있다.
LG의 목표가 3위 이상에 있다면 적어도 4명의 안정적인 선발투수는 보유해야 한다. 지난해 LG와 '빅3',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SK 와이번스의 가장 큰 차이였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돌려막기다.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선발 공백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신인은 신인대로 경험 부족을 노출한다면 LG의 전력은 지난해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순위는 상대적이다. 일부 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한층 나아진 점을 생각했을 때 LG가 돌려막기에 들어간다면 올 시즌 전망은 어두워진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