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송은범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송은범의 '관록 피칭'은 2회까지만 유효했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서 1085일 만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그는 3회가 되자 난타당했다.

거의 모든 타구가 정타였다. 주자를 쌓아두고 오재일에게 2루타, 최주환에게 홈런을 맞아 실점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LG는 송은범의 5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2-5로 졌다.

송은범의 선발 전환은 궁여지책에 가까웠다. 지난해 4~5선발로 활약했던 선수들은 믿음을 주지 못했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났거나 징계를 받았다. 송은범이 다시 선발투수에 도전한 배경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호주에 갔을 때 선발 두 명이 빠진 자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송)은범이가 생각났다. SK와 한화에서 선발을 했었다. 청백전에서는 실점이 없었다. 구속도 140km 중반까지 나오고 제구가 된다. 일단 먼저 선발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일언 코치는 송은범이 선발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다시 불펜에서 기용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남은 선발 카드 중에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로테이션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 LG에 선발 로테이션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 곽혜미 기자
이제 LG는 넉 장의 카드를 남겨뒀다. 우선 7일에는 정찬헌이 선발 등판한다. 정찬헌은 경추 석회화 제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 연투가 어렵다. 데뷔 시즌이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날짜로는 4255일 만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

다음은 9일 NC전 선발 임찬규다. 청백전 기간 노출한 불안감을 연습경기에서 극복했다. 여기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그 뒤는 신인 차례다. 각각 5일과 6일 1군 데뷔전을 치른 김윤식과 이민호가 예비 선발로 꼽힌다.

이들 가운데 한 명만 자리를 잡아도 다음 주부터는 숨통이 트인다. 8일 타일러 윌슨, 10일 케이시 켈리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면 LG의 강점 '특급 3선발'을 자랑할 수 있다. 

LG의 목표가 3위 이상에 있다면 적어도 4명의 안정적인 선발투수는 보유해야 한다. 지난해 LG와 '빅3',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SK 와이번스의 가장 큰 차이였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돌려막기다.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선발 공백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신인은 신인대로 경험 부족을 노출한다면 LG의 전력은 지난해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순위는 상대적이다. 일부 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한층 나아진 점을 생각했을 때 LG가 돌려막기에 들어간다면 올 시즌 전망은 어두워진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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