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닷-산체스 형제(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결국은 '악어의 눈물'이었나. 부모는 20여 년 전 수억 원을 가로채기 위해 지인들을 속였고, 아들들은 대중을 속인 모양새다. 최근 '빚투'(나도 스타의 가족에게 돈을 떼였다) 논란으로 사과를 전한 래퍼 마이크로닷(신재호, 27), 산체스(신재민, 34) 형제가 부모에게 사기당한 피해자들을 조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6일 방송된 SBS 연예 정보 프로그램 '본격 연예 한밤'에서는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에게 조롱을 들었다는 일부 피해자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부모의 사기 혐의에 대해 마이크로닷, 산체스 두 사람과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늘에서 돈뭉치가 떨어지면 연락하겠다'는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자는 "자식들(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이 와서 합의하자고 하는데 원금도 안 되는 돈을 주겠다고 했다"며 "'하늘에서 돈뭉치가 떨어지면 연락하겠다'고 화를 내면서 돌아갔다"고 했다. 또 "법원 최종선고에서 마이크로닷 모친이 나를 보더니 '내가 그렇게 사정했는데 아주 속이 시원하겠다'고 하더라. 판결 이후에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피해자들은 사과 없는 두 사람의 태도에 분노를 표했다. 한 피해자는 "그 일 때문에 지금도 신용불량자"라고 분통을 터뜨렸고, 또 다른 피해자 역시 "재판이 끝이 아니다. 형사 판결문 받아서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마이크로닷, 산체스 가족과 법정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SBS 연예 정보 프로그램 '본격 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해당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마이크로닷 형제에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이들 형제의 사과문을 짚으면서, 대중을 기만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당시 자신의 부모가 실형을 선고받자 마이크로닷, 산체스는 사과문을 올려 반성의 뜻을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저희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미흡했던 저의 행동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겠다"고 글을 올렸고, 산체스는 "부모님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 부모님 잘못을 자식으로서 반성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살겠다"고 했다.

이처럼 사과문에서는 형제의 반성과 뉘우침이 역력했지만, 막상 '진짜' 사과를 받아야 할 피해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분위기. 무엇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들의 피해자 조롱 정황에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빚투 논란'이 불거진 2018년부터 해당 사건 판결이 끝난 최근까지, 마이크로닷 형제의 자세가 가해자 가족으로 보기에는 당당했다는 것.

▲ 마이크로닷. ⓒ한희재 기자

실제로 부모의 사기 관련 내용이 수면 위로 떠 오르자 마이크로닷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당시 마이크로닷은 예능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가 고정 출연한 '도시어부' 뉴질랜드 편에 마이크로닷 부모가 출연하면서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전해진 것이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이웃 주민 14명에게 약 4억 원을 가로채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충북 제천에서 목축업에 종사한 신씨 부부가 지인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워 수억 원을 대출받거나, 돈을 빌린 뒤 1998년 뉴질랜드로 도망간 혐의다.

피해자들은 마이크로닷 부모가 지인 10여 명을 상대로 수억 원대 돈을 빌리고 잠적해 충북 제천경찰서에 피소됐으며, 이들의 해외 도피로 기소 중지가 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평소 마이크로닷이 호화로운 생활을 여러 차례 언급해, 이들 가족은 더욱더 지탄받았다.

그런데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채무 불이행을 부인해 화를 키운 셈이다. 그러나 자세한 상황이 포착되면서 마이크로닷은 시인하고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책임지겠다"며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로닷 잘못도 아니고, 어린 시절 부모의 과실로 큰 질타를 받는다며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 유튜브 '쨈이슈다' 캡처

하지만 이도 잠시, 마이크로닷은 한 유튜브 방송에 외제차를 몰며 "변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으로 재차 공분을 샀다. 무엇보다 이 상황이 촬영된 당시는 마이크로닷 부모가 뉴질랜드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체포된 날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닷은 사기 피해자들과 만나 합의를 권하는 과정에서 불법 녹취도 했다고 전해졌다. 일부 피해자들의 채무를 갚고 합의에 성공했지만, 마이크로닷과 합의한 이들은 피해자 중에서도 소액 피해자들이고, 이마저도 마이크로닷이 피해자들 몰래 대화 내용을 녹취, 강압적으로 합의를 종용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진 것이다.

또한 거제도 등지에서 취미인 바다낚시를 즐긴다는 목격담까지 전해져 그를 둘러싼 비난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결국 마이크로닷은 당초 '빚투'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약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활동하지 않는 상태다.

▲ 마이크로닷. 출처ㅣ마이크로닷 SNS

그러나 마이크로닷은 부모가 실형을 받자 사과문으로 "미흡했던 저의 행동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겠다"고 연예계 복귀 여지를 암시하기도 했다. 특히 친형 산체스는 이미 올해 새 앨범 발매를 예고한바. 지난해부터 SNS 활동을 재개한 산체스는 SNS 등을 통해 정규 1집 '산체스 매뉴얼'을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 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이러한 상황에 누리꾼들은 이들 형제의 사과문은 결국 연예계 복귀를 위한 '악마의 눈물'이었다고 보고 있다. '빚투' 논란이 불거지고도 외제차, 낚시 등 반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근황이 알려진 데 이어, 피해자들에 합의를 권하는 과정에서 몰래 대화 녹음에 조롱까지 했다고 전해져, 형제의 '진심'에 의구심을 보이는 것. 대다수 누리꾼들은 피해자들이 딱하다며 위로를 보내면서, 마이크로닷 가족은 모두가 자기중심적이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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