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시절 조쉬 린드블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시아 야구 경험을 추천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4~5년 정도 보내고 미국으로 돌아오면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쉬 린드블럼(33, 밀워키 브루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원동력으로 한국 야구 경험을 꼽았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6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린드블럼을 초대했다. 린드블럼이 두산 출신이기도 하지만, ESPN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성공 사례로 초점을 맞춰 질문을 이어 갔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해 13승(1완봉승), 210이닝을 기록하며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으로 불렸다. 2016년 시즌을 마치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해 미국으로 돌아갔으나 2017년 시즌 중반 다시 롯데로 돌아와 에이스의 임무를 이어 갔다. 

2018년부터는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적 첫해 15승, 평균자책점 2.88로 활약하며 에이스 자리를 꿰찼고, 지난해는 20승, 평균자책점 2.50, 194⅔이닝, 189탈삼진으로 활약하며 리그 MVP를 차지했다. 그토록 바랐던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도 이뤘다. 한국에서 정점을 찍은 린드블럼은 밀워키와 3년 912만5000달러 계약을 맺고 올해 빅리그로 돌아왔다. 

린드블럼은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며 "한국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 한국에 가면 메이저리그처럼 5~6일 주기로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기복이 있게 마련인데, 한국에서는 그래도 꾸준히 등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해마다 성장했다. 아시아 야구, 한국이나 일본에서 4~5년을 보내고 미국으로 돌아오면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캐스터 칼 래비치는 5년을 기다린 끝에 빅리그 계약을 이룬 소감을 물었다. 린드블럼은 "꿈 같은 일이다. 과정은 정말 느렸지만, 마침내 해냈다. 아내와 이야기할 때도 서로 '우리 꿈을 이뤘어'라고 말했다. 밀워키와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린드블럼은 "한국에서는 거의 가족과 함께 지냈다. 해외로 갈 계획이 있는 선수에게 가족 문제는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아이들 문제도 있을 것이다. 나는 (한국에 있는) 도시도 돌아보고, 가족과 함께 지내며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생생한 한국 야구 경험담도 들려줬다. ESPN 중계진은 린드블럼에게 한국에서 뛰면서 개인적으로 만든 KBO리그 타자 스카우팅 리포트가 있는지 물었다. 린드블럼은 "그렇다. 히트 존과 히트 맵 등을 개인적으로 정리한 게 있긴 하다"고 이야기했다. ESPN 중계진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려 하자 린드블럼은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지난해 바뀐 KBO 공인구 이야기도 자세히 들려줬다. KBO는 타고투저가 심해지자 지난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췄다. 

린드블럼은 "공인구가 바뀌면서 공이 조금 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비교하면 투수들이 그립을 잡기가 조금 더 힘들다. 공인구에 적응하고, 변화구를 던질 때 감각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타자들과 관련해서는 "키움 박병호와 LG 김현수 같은 파워 히터들은 홈런을 30~40개씩 친다. 한국에서 2번째 시즌을 보낼 때였는데, 당시 히어로즈 타선에 타자 5~6명이 25홈런씩 쳤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힘 있는 타자들이 꽤 많다고 강조했다. 

KBO리그처럼 메이저리그도 개막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랐다. 미국은 코로나19 피해가 훨씬 심해 7월 개막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야구팬들에게 "브루어스에서 만나자"고 인사하며 마운드에 다시 설 날을 기약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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