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적 박종훈을 넘어 위닝시리즈를 완성한 한화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지난해 박종훈의 전체 승수 중 절반을 줬더라고요”

한용덕 한화 감독은 7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한화 킬러’ 박종훈(29)에 대한 질문에 쓴웃음을 지었다. 박종훈은 지난해 개인 8승을 거뒀는데 이중 4승이 한화를 상대로 따낸 것이었다. 그냥 4승도 아니었다. 박종훈은 지난해 한화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한화는 말 그대로 꽁꽁 묶였다.

지난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박종훈은 2017년 이후 한화를 상대로는 ‘무적’이라는 표헌이 아깝지 않았다. 2017년 4월 16일 대전 경기 이후 한화전 11연승을 내달리고 있었다. 마지막 패전은 2016년 7월 28일 대전 경기. 당시 한화는 박종훈을 상대로 2이닝 동안 10점을 뽑아내며 두들겼지만, 그 후로는 한 번도 4점 이상을 뽑아내지 못했다. 

박종훈은 마지막 패전 이후 한화전에 12차례 선발 등판했고, 그중 11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딱 한 번 노디시전 경기가 있었는데 당시에도 박종훈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SK도 4-2로 이겼다. 박종훈이 선발 등판하는 날, 한화는 이겨본 기억이 가물가물한 셈이다. 심지어 한용덕 감독 부임 이후에는 한 번도 못이겼다.

한 감독도 이런 악연을 염두에 둔 듯 “나름대로 연구를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드러냈다. 그 덕을 봤을까. 한화는 이날 박종훈을 상대로 비교적 선전했다. 박종훈의 기록 앞에 패전을 새길 만한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지만, 끝내 승리하며 기분 좋은 기억을 남겼다. 

사실 초반에는 흐름이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병살타가 쏟아졌다. 1회 1사 1루에서는 호잉, 2회 1사 1루에서는 김태균의 병살타가 나왔다. 3회 무사 1루 기회는 후속타 불발로 날아갔다. 4회에는 2사 만루 기회에서 하주석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 땅을 쳤다. 경기도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1-2로 뒤진 5회에는 발로 박종훈과 이재원 배터리를 흔들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1사 후 이용규가 좌전안타에 이어 발로 2루를 훔쳤고, 정은원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이어 2사 1루에서는 정진호가 또 다시 도루를 성공했고, 호잉의 좌전 적시타 때 다시 홈에 들어왔다. 안타가 모두 단타였음을 생각하면 두 차례의 도루가 득점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5회 동점을 허용해 박종훈에게 패전을 새기지는 못했으나 끝내 경기는 잡았다. 2-2로 맞선 6회 2사 후 하주석 최재훈 이용규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뽑은 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김택형의 폭투와 호잉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차근차근 도망갔다. 6-2로 앞선 2사 만루에서는 송광민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SK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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