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이영하, 크리스 플렉센 ⓒ 한희재 기자,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MVP의 빈자리는 없었다. 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강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지난 5일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파워랭킹을 공개했다. ESPN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3위에 올리며 '지난해 리그 MVP로 활약한 조쉬 린드블럼(33, 밀워키 브루어스)이 이탈했다'고 이유를 붙였다.

ESPN의 평가를 전해 들은 김태형 두산 감독은 덤덤했다. 린드블럼과 올해 1선발로 낙점한 라울 알칸타라(28)의 승수 차이를 계산하면 간단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두 투수가 10승 차이가 나니까. 작년 승수에서 10승을 빼면 3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린드블럼은 20승, kt 위즈에서 뛴 알칸타라는 11승을 챙겼다.

하지만 두산은 이런 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꾸준히 증명해왔다. 2015년 겨울 외야수 김현수(32, LG 트윈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2016년 김재환(32)과 박건우(30)가 동시에 주전 외야수로 도약했다. 2018년 겨울 포수 양의지(33, NC 다이노스)가 떠난 뒤에는 박세혁(30)이 나타나 안방을 채웠다. 2016년과 2019년 시즌 결과는 모두 통합 우승이었다.

남은 141경기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5일부터 치른 LG 트윈스와 개막 3연전에서는 린드블럼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알칸타라-이영하(23)-크리스 플렉센(26)은 어느 팀 선발진보다 젊고, 공이 빠르고,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알칸타라와 플렉센은 나란히 6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이영하는 6⅓이닝 2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덕분에 두산은 개막 시리즈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알칸타라만 패전을 떠안고 나머지 둘은 1승씩 챙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영하의 성장이다. 이제는 새 외국인 투수들이 팀에 적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임무를 맡겨도 될 만큼 믿음직해졌다. 김 감독은 "이영하는 본인을 1선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는데, 이영하가 팀에 첫 승을 안긴 뒤에는 "많이 좋아졌다. 첫 경기(5일 개막전)를 지고, 두 번째로 던져서 부담이 됐을 것이다. 작년에 잘해서 시즌 첫 경기가 부담이었을 텐데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두산에서 첫 경기를 무사히 마친 알칸타라와 플렉센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알칸타라가 전체적인 투구 내용은 괜찮았다. 2사 후에 3점을 내줬지만, 내용은 괜찮았다. 플렉센은 첫 무대의 부담감을 이기고 잘 던져주었다. 첫 승을 축하한다"고 이야기했다. 

린드블럼의 안정감이 당장은 아쉬울 수 있지만, 멀리 보면 불안감보다 기대감이 크다. 두산은 알칸타라와 플렉센을 영입할 때부터 단기간 함께 하려고 영입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플렉센은 2년, 길게는 3년까지 함께하면서 2019년 린드블럼만큼 성장해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하길 바라고 데려온 선수다.  

두산의 바람대로 알칸타라-이영하-플렉센이 한 경기씩 경험을 쌓아나갈 때마다 한 단계씩 더 발전한다면, 늘 그랬듯 시즌 막바지에는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를 들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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