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 골절로 최소 한 달 이상 결장이 예상되는 SK 주전 포수 이재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흔히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있을 땐 크게 못 느껴도, 없으면 그 소중함을 크게 느낀다는 의미다.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32)이 그런 선수다. 상정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너무 빨리 현실로 다가왔다.

이재원은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 선발 7번 포수로 출전했으나 5회 오른손에 공을 맞고 교체됐다. 한화 선발 장시환의 몸쪽 높은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다쳤다. 통증이 심해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고, 우려했던 결과가 나왔다. X-레이 촬영 결과는 일단 골절이다.

부기가 빠지면 재검진을 해보겠지만, 골절은 X-레이에서도 비교적 쉽게 잡아낼 수 있어 진단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재활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대개 골절은 뼈가 붙는 데만 한 달 정도가 걸린다. 그 후 재활하고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까지 포함하면 시간이 더 걸린다. 최소 5~6주 정도는 결장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나마 미트를 끼는 왼손이 아닌 게 다행이다.

이재원은 최근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적잖은 비난을 받았다. 아주 못하는 포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역시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이재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투수들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추는 선수도 이재원이었고, 현재 SK 포수 중 전체적인 무게감이 가장 큰 선수도 이재원이다. 타격이야 그렇다 쳐도 다른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공백이 분명 드러나게 되어 있다. 주전 포수의 이탈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백업 포수로 개막 엔트리에 들었던 이현석이 주전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1군 경력은 총 17경기에 불과하다. 수비가 좋고 펀치력이 있는 선수지만 경험 부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기대주인 이홍구는 현역 복무를 한 탓에 전반적인 몸 상태와 실전 감각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전경원은 국군체육부대 입소를 준비하고 있고, 권기영 현원회 등 젊은 포수들은 1군 경력이 한 번도 없다. 꽤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백업 포수였던 허도환을 윤석민과 맞바꿨다. 윤석민이 필요하기도 했고, 이현석 이홍구에게 자리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차원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시나리오는 이재원이 주전으로 확실하게 버텨준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 그 뒤를 이현석 이홍구가 경쟁 체제를 이루며 뒷받침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이재원이 부상을 당하면 포수가 양적으로도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남은 백업 선수 중 하나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면 마땅히 부를 포수가 없을 수도 있었다. 그 우려가 단 3경기 만에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시즌 중·후반이라면 그 사이 경험을 쌓은 백업 포수들의 존재감이 더 커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백업 포수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도 있다. 물론 이현석 또한 성실하게 준비를 한 선수다. 다만 시행착오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홍구도 마찬가지다. 벤치에서 개입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시즌 초반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은 SK로서는 이재원의 부상이 대형 악재임에 분명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