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공인구.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공인구 예전으로 돌아갔다? 개막전부터 화끈한 홈런쇼가 펼쳐지자 '공인구 음모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도 2개가 나오는 등 5개 구장에서 모두 10개의 홈런이 터졌다. 어떤 이들은 "공 날아가는 게 작년과 다르다"며 공인구가 과거로 회귀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KBO가 7일 발표한 2020년 1차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공인구 음모론'이 합리적인 의심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검사 결과 3타 모두 기준을 충족했다. 

물론 합격과 불합격만으로 반발계수 조정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난해의 경우 반발계수 기준을 통과했지만 2018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공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0년의 공은 그렇지 않다. 2017년 3차부터 2020년 1차까지 KBO가 발표한 시료 28타의 반발계수를 모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20년 1차 검사 결과는 하위권에 속한다. 

▲ 2017년 3차부터 2020년 1차까지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를 반발계수 기준으로 정렬한 표. 빨간 글씨는 반발계수 기준 초과 시료. '19 日'은 2019년 2차 검사 때 일본에서 실험한 시료. 솔기 높이는 2020년에만 발표했고, 2019년 2차에서는 반발계수만 공개했다.

2019년 검사에 2018년 공이 포함됐다는 오해도 있다. 반발계수 기준으로 2018년 수준의 공이 2019년 시즌에도 쓰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반발계수만 가지고 2018년 공이 2019년 시즌에도 사용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2019년 공은 2018년 공과 솔기 폭이 확연히 다르다. 2018년 검사에서 6.76~7.11mm였던 솔기 폭은 2019년 1차 검사에서 7.57~7.67mm로 늘어났다. 2018년 공을 사용했다면 현장에서, 또 투수들이 바로 알아챘어야 한다.

반발계수만 보면, 2019년 3월 19일 나온 1차 검사 결과에서 3타 중 2타가 기준 초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단 이 공들은 이미 야구장에 배분된 상태였기 때문에 다음 제작 분량이 올 때까지는 현장에서 사용됐다. 지난해 4월 KBO에서는 "보통 한 달 동안 쓸 양을 한 번에 납품 받는다. 지금 쓰고 있는 공들은 1차 검사 때 그 공들이 맞다. '불량이라면 불량이라고 할 수 있는' 공들이 섞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2019년 2차 검사 결과는 5월 24일에 나왔다. KBO에 따르면 5월 7일 검사한 첫 3타(A~C) 중 2타의 반발계수가 기준을 초과했다. KBO는 13일 2차 검사를 진행했고, 이때는 5타(D~H) 모두 규정 안에 들었다. 단 이때도 3타는 2018년 수준의 반발계수를 나타냈다. 

그런데 지난해 KBO리그는 5월들어 홈런과 OPS가 하락세를 보였다. 반발계수는 타격 성적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반발계수보다 공의 모양 재질, 솔기 폭, 솔기 높이 등이 비거리에 개입하는 변수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반발계수 얘기만 한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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