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2020년 KBO리그 개막전은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을 통해 미국 전국 중계를 탄 역사적인 경기로 남았다. ⓒESPN 중계 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가 야구 본고장인 미국에서 흥행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KBO리그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계 방송사인 ESPN의 시청자 수도 고무적인 수준에서 출발했다.

ESPN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5월 5일(한국시간) 방송된 삼성과 NC의 2020년 KBO리그 개막전 평균 시청자수(P2+ AA)는 TV 기준으로 17만3468명이었다.

‘P2+’는 2세 이상, 'AA(Average Audience)'는 평균 시청자수를 뜻한다. 평균 시청자수는 누적과는 다른 개념으로, 분 단위로 매긴 시청자수의 평균치다. 한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는 시청자가 있는가하면, 잠시만 보다가 빠져나가는 시청자도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자수를 반영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다. 1분 단위로 봤을 때 평균 17만3468명이 이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누적 시청자수는 제공되지 않았지만 이보다 수치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 경기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5일 새벽 1시부터 생중계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잠자리에 들었을 시간이다. 시청에 불리한 시간대와 낯선 리그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수치를 찍은 것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 국내 포털사이트의 해당 경기 동시 접속자수가 5만 명 남짓이라는 것을 생각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에 ESPN2를 통해 전파를 탄 재방송 평균 시청자수 또한 10만3155명으로 집계됐다. 결국 ESPN 생방송과 ESPN2 재방송을 합쳐 NC-삼성의 개막전은 TV를 통해 지켜본 미국 내 평균 시청자만 27만6623명에 이른다. 누적 시청자수와 온라인을 통해 시청한 팬의 수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평균 시청자수보다 훨씬 많은 미국인들이 KBO리그 개막전을 지켜본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매우 선전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 스포츠가 중단되자 ESPN에서 특별 제작해 가장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의 심야 시간(자정) 재방송 평균 시청자수는 79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마이클 조던은 미국 내에서 ‘농구의 신’으로 불린다. 마이클 조던이라는 이름값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 모은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KBO리그의 미국 내 생중계 평균 시청자수는 의미가 크다.

지난해 ESPN이 중계한 메이저리그 경기당 평균 시청자수는 92만5000명이었다. KBO리그 개막전 평균 시청자수는 이에 비해 약 30% 수준이다. 저녁 프라임 타임(황금 시간대)에 방송된 메이저리그 경기와 새벽 시간대에 방송된 생소한 KBO리그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시청 지표라고 평가할 만하다.

한편 ESPN 생중계로 미국 내 KBO리그 관심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구글 트렌드의 검색 관심도를 집계한 결과, 평소보다 관심도가 100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꾸준히 중계가 되고, 언론을 통해 이슈가 재생산되면 KBO리그에 대한 검색 수치는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의 지명도를 높이는 효과는 물론, 10개 구단 모두 공짜로 수혜를 받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NC)에서는 NC 다이노스에 대한 관심이 폭발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고, 이미 ESPN을 통해 중계가 된 삼성과 LG뿐만 아니라 KIA 등 미국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다른 구단들도 앞으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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