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신고하며 팀의 연패를 끊은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한 건 결국 막내였다. 신인 소형준(19·kt)이 kt에 시즌 첫 승을 선사했다. 개인적으로는 KBO리그 역대 8번째 진기록도 세웠다.

소형준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2-3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이 5회 6점을 내면서 막내의 승리요건을 만들어줬고, 소형준 자신과 불펜은 이를 잘 지켰다.

지난해 고교 야구 최고의 투수로 뽑히며 올해 kt의 1차 지명을 받은 소형준은 실력으로 당당하게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캠프 때부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연습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 가며 확정 도장을 받았다. 다만 팀이 개막 3연전을 모두 내준 가운데 지난해 우승팀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의 데뷔전이었다.

1회와 2회에는 1점씩을 내주면서 흔들리기도 했다. 두산의 노련한 타자들과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1회에는 2사 후 오재일에게 2루타를 맞더니 김재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에도 1사 1,3루에서 정수빈의 유격수 땅볼 때 1점을 더 잃었다. 그러나 “차라리 점수를 주면 그 다음부터는 편할 수도 있다”는 이강철 kt 감독의 경험담은 소형준에게도 통용됐다.

3회부터는 포심패스트볼 대신 투심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여가기 시작했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섞으면서 많은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냈다. 두산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4회에는 김재호 박세혁 허경민을 모두 내야 땅볼로 정리했고, 5회에는 2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2루타를 맞기는 했으나 오재일을 2루 땅볼로 처리하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패스트볼 로케이션은 간혹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최고 151㎞의 빠른 공의 위력은 좋았다. 커브의 각도 훌륭했고, 체인지업은 미끼가 되기에는 충분한 위력이 있었다. 최고 147㎞의 투심패스트볼 또한 타자들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소형준은 경기 후 "처음에는 붕 떠 있는 느낌이었는데 연속 안타를 맞은 뒤에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던졌다. 형들이 잘 도와줬다. (팀 사정 탓에) 부담이 되긴 했는데 형들이 편하게 하라고 주위에서 많이 말씀해주셨다"고 주위에 공을 돌리면서 "힘을 빼려고 했고 2회부터 잡히기 시작했다. 첫 단추를 잘 낀 것 같아 다음 등판이 기대가 되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졸 루키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1991년 롯데 김태형, 2002년 KIA 김진우, 2006년 한화 류현진, 2014년 LG 임지섭, 2014년 넥센 하영민, 2018년 삼성 양창섭, 2018년 kt 김민에 이어 역대 8번째다. 한 팀에서 두 번 사례가 나온 것은 kt가 최초다. 고졸은 아니지만 이강철 감독 또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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